지역 장애인들의 희망 이성순 화백

  • 사람들
  • 인터뷰

지역 장애인들의 희망 이성순 화백

릴레이 인터뷰

  • 승인 2008-11-16 00:00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지역에서 작품 활동하는 장애인들 중에 자헌 선생님 제자가 아닌 사람이 없죠~”

1급 중추장애인으로 10여년간 작품 활동을 해왔던 김준식 씨는 그의 스승인 자헌 이성순 선생님을 이렇게 자랑했다.

자유롭게 손을 쓸 수 없는 김 씨는 붓을 손에 묶고 ‘있는 힘을 다해’ 그림을 그린다.

사고로 장애인이 된 김 씨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절망감에 자살을 시도하는가 하면 자포 자기 한 삶을 살았지만, 자헌 선생을 만나면서 인생이 달라졌다.

“그림 그리기 위해 살아야겠다는 목적이 생겼다”고 말하는 김씨에게 자헌 선생은 생명의 은인과도 같은 존재다.

절망 속에 빠져있는 장애인들에게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일을 맡아온 ‘천사’ 이성순 화백은 20여년 전 장애인 선교를 시작으로 장애인과 인연을 맺었다.

신학을 전공한 전도사로 사역을 해왔지만, 사역을 그만둔 그에게 장애인과의 만남은 우연이었다.

우연히 ‘장애인 일을 돕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게 됐고, 원명학교 농아들에게 연극과 노래를 가르쳤다.

자헌 선생은 대입 전까지 미대생을
▲이성순씨
▲이성순씨
꿈꾸던 작가 지망생.
신학대에 입학하기 전까지 개인전시회를 열 정도로 어린 시절부터 작품 활동을 해왔던 작가였다.

본인의 재주를 숨길 수 없었던 자헌 선생은 작품을 통해 본격적으로 장애인들과의 만남을 시작했다.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을 위해 직접 집을 방문해 그림을 지도해주고, 신체적으로 힘들어하는 장애인들의 인도자 역할을 했다.

20여년 간의 장애인 지도자 역할로 수십여명의 장애인 작가들을 탄생시켰다.

벌써 10년째 그의 제자들이 작품전시회를 열고 있는 ‘자헌 묵연전’에도 많은 장애인 작가들이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자헌은 장애인들을 비장애인들과 다르게 지도하지 않는다.
그래서 장애인아라는 편견으로 작품을 더 훌륭하게 본다거나 대견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노력한 만큼 성과가 나타나는 결과에 대해서만 칭찬을 하는 무서운 선생님이기도 하다.

20여년 간 장애인 지도를 하면서 가정생활에 소홀해지는 것은 당연지사.
처음에는 남편의 불만도 많았다. 집에 있는 시간보다 외부 활동이 많아지면서 남편과의 갈등이 컸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훌륭한 후원자다.

어머니의 영향을 받은 자헌 선생의 딸을 장애인 학교의 특수교사다. 학창시절 방학이면 장애인 캠프에 참가한 자헌의 자녀들은 직접 목욕봉사를 하는 등 온가족이 장애인 봉사를 했다.

장애인 봉사와 함께 최근에는 프랑스,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세계를 돌며 예술 활동을 통해 북한어린이 돕기 등 봉사활동과 더불어 한국 알리기 활동에 나서고 있다.

소외지역을 찾아 그림으로 한국을 알리고, 한국화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일이다.

앞으로는 장애인 작가들도 동행해 한국화 알리기에 나설 계획이다.

앞으로의 꿈이 ‘장애인 예술학교’를 설립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자헌 이성순 선생은 어떤 갑부보다 행복한 얼굴을 갖고 있다./김민영 기자 minyeong@

(이영상은 JDTV에서 고화질로 보실 수 있습니다. - http://jdtv.joongdo.co.kr/jsp/jdtv.jsp?movie_code=20081114000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1.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2.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3. 이장우 "임계점 오면 충청기반 정당 창당"
  4. 연명치료 중에도 성장한 '우리 환이'… 영정그림엔 미소
  5.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