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 홀에서 홀아웃, 게임비는 18홀 값”

골프장 부조리 관행 시민들 불만

회사원 박모(45)씨는 대전의 한 골프장에서 라운딩 도중 급한 일이 생겨 1번째 홀에서 홀아웃 했지만 게임비로 16만9000원을 줘야 했다.

박씨는 게임비를 환불 받으려 했지만 “1번째 홀만 돌아도 게임비는 18홀 값을 내야한다”는 골프장 관계자의 말에 기분만 더 상했다.

그는 “18홀을 도는데 그린비와 카트비를 합쳐 16만9000만원인 것을 감안할 때 전체 게임비를 내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억지소리다”고 얼굴을 붉혔다.

홍모(39)씨도 같은 일을 겪었다. 주말에 충남의 한 골프장으로 라운딩을 갔던 홍씨는 집안 일로 1번째 홀에서 플레이를 중단했지만 골프장 측은 내부 규정을 들어 “(개인 사정으로 인한)게임비 환불은 절대 불가”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홍씨는 게임비 15만5000원(카트비 포함)이 눈에 아른거렸지만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돌아섰다. 홍씨는 “하지도 않은 게임비를 지불하라고 하는 것은 골프장 측의 횡포에 가깝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랬다. 대전지역 골프장들이 관행화된 부조리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골프장의 횡포가 여전하다’는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 대전의 A골프장은 라운딩 도중 개인사정으로 홀 아웃 할 경우 플레이 홀에 상관없이 카트비를 포함해 회원 6만6000원, 비회원은 평일 11만9000원, 주말 16만9000원을 각각 받고 있다.

충남의 B골프장도 역시 비회원이 개인사정으로 홀 아웃 할 경우 카트비 포함, 주중 11만5000원, 주말 15만5000원을 받고 있으며, 대전의 또 다른 퍼블릭 골프장도 평일 4만3000원, 주말 4만9000원을 적용하고 있다.

골프장 한 관계자는 “우천과 천재지변으로 인한 경기를 제외하고는 환불이 안 되는 것이 골프장 내부 규정이다”며 “손님들의 불만은 잘 알고 있지만 환불을 해주다 보면 자칫 잇따를 수 있는 위험요소가 있기 때문에 골프장 운영상 어쩔 수 없이 패널티를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주말 골퍼는 “골프장 운영 등의 이미지를 지키려고 손님에게 부당한 요금을 물리는 건 잘못된 관행이다”며 “골프가 대중화 된 만큼 골프장들도 스스로의 자정 노력을 통해 횡포에 가까운 관행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조양수 기자coolj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