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은 이를 근거로 1989년 1월 1일 직할시 시대를 맞게 된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직후인 1949년 일제강점기하의 행정체제에서 벗어나 대전시로 개칭된 이후, 개시 40년만에 이뤄진 직할시 승격이었다.
직할시 승격과 함께 초대 대전직할시장으로 임명된 이봉학 시장은 1989년을 ‘민주 화합의 터전을 다지는 해이자 대전직할시의 새 연대를 창조하는 원년’으로 선포한다.
▲ 1995년 1월 대전광역시 현판식 |
직할시로 승격되면서 진잠면 남선리를 제외한 대덕군 전역을 편입, 유성과 대덕구가 신설되면서 행정구역도 기존의 3개구 63개 행정동에서 5개구 75개의 행정동(법정동 176개)으로 늘어난다.
직할시 승격은 단순히 대전의 이러한 외형적 성장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었다. 승격과 함께 충남도에서 분리, 독자적인 세수 확보와 예산편성 및 집행이 가능한 독립적인 행정과 자립 기반을 갖추고, 새로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대전시는 개시 이후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며 중부권 중핵도시로 부상해 왔다. 외형적으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국전쟁 전후 피난민의 유입 등으로 급격하게 늘기시작한 인구였다.
개시 당시 12만의 인구는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1960년대 두배 이상 증가했으며, 1970년대에는 인구 50만의 도시로 성장한다.
계속된 인구의 증가와 유입은 1960년대 공업화와 도시화라는 국가적 경제성장의 과정, 국토의 중심부에 위치한 대전의 지리적 여건과 편리한 교통 등을 기반으로 하고 있었다. 대전은 또 이 과정에서 대덕군 등 인근 지역을 꾸준히 편입해 도시 성장의 기반을 마련해 왔으며, 1970~80년대에는 대청다목점댐 및 대덕연구단지의 건설 등으로 과학과 교통·물류 중심 도시로서 자리매김하게 된다.
▲승격 20년 성과와 과제=직할시 승격 이후에는 더욱 빠른 성장세를 기록한다. 1990년대에는 대전엑스포의 성공적 개최와 둔산 신시가지의 개발로 각종 도시기반시설이 확충되고, 3군 본부의 계룡대 이전과 정부대전청사 입주 등으로 과학 및 군사·행정 도시로서의 면모를 확고히 하게 된다.
직할시 승격 당시 1000억원 정도였던 세수 규모도 지난해 말 현재 1조원을 넘어섰으며, 지난해 말 현재 인구는 148만 여명으로 인구 150만의 도시를 목전에 두고 있다.
1995년 지방자치법 개정에 따라 광역시로 명칭이 변경된 대전시는 내년에 개시 60주년 및 직할시 승격 20주년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대전은 지난 60년간의 눈부신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산업기반 시설의 부족 등으로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를 지속적으로 견인할 만한 성장 동력이 미흡한 실정이다.
대전시 역시 내년 개시 60주년을 맞아 전국체전과 국제우주대회 등 전국 규모 및 국제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를 통해 도시의 위상과 이미지를 제고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의 전기를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직할시 승격 당시 광역도시로서 새로운 위상을 갖추기 위해 수립된 도시환경의 쾌적화를 위한 푸른 대전 가꾸기,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시책은 지금도 시정의 기본 방향이 되고 있으며, 그동안 형성해 온 지역의 인프라를 기반으로 어떻게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지가 대전시의 과제로 남는다. /오주영ㆍ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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