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우]토끼와 거북이, 깨달음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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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우]토끼와 거북이, 깨달음의 삶

[월요아침]최승우 예산군수

  • 승인 2008-11-02 00:00
  • 신문게재 2008-11-03 20면
  • 최승우 예산군수최승우 예산군수
▲ 최승우 예산군수
▲ 최승우 예산군수
토끼가 거북이에게 경주를 신청했는데 거북이의 반응이 신통치 않다. 결과가 뻔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졸라대는 토끼가 귀찮기도 해서 한번 들어 주기로 하고 드디어 경주에 임했다. 출발 지점에서 둘은 동시에 경주를 시작했지만 보나마나 게임이 될 수 없는 시합이었다.

토끼는 신나서 한참 열심히 뛰다 한 번 힐끗 뒤를 돌아다보니 거북이가 보이질 않아 경기 재미가 없어졌다. 나무 그늘 밑에서 거북이가 나타날 때까지 한참 기다리던 토끼는 피곤도 했겠다 눈이 슬슬 감기고 졸음도 쏟아져 자기도 모르게 그만 잠이 들고 말았다. 거북이는 처음부터 그저 뒤 돌아볼 필요도 없이 앞만 바라고고 열심히 그리고 꾸준히 달려서 결국 이겼다는 우화다.

이 이야기에서는 거북이의 생각과 행동은 옳고 토끼는 잘못이라는 단순한 교훈만을 의미하고 있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만약에·…” 이런 가정을 많이 해본다. 만약에 앞서 달리던 토끼가 힐끗 뒤만 안돌아 보았다면, 그저 열심히 앞만 보고 목표를 향해 뛰었더라면 당연히 이겼을 것이다. 평소에 느렸던 거북이는 그저 딴 생각 하지 않고 목표만을 정하고 이를 향해서 꾸준히 앞만 보고 달렸기에 결국 이겼던 것이다. '분명한 목표를 정하고 이를 향해 앞만 보고 달렸었더라면·…”

어느 누구에게나 교훈으로 삼아야할 얘기로 본다. 큰 바다를 항해하는 여객선이나 하늘을 나는 항공기에는 1등석이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상이 생겨 어떤 순간 위기가 닥친다면 이런 1등석은 별로 의미가 없게 된다. 인생에서의 1등석이 사람의 노력과 지혜에 속한 것이라면 예기치 않는 사고의 위기는 하나님(하늘)의 뜻으로 우리 앞에 전개될 수 있는 것이다.

하나님의 어떤 큰 뜻을 인간들이 알 수는 없다. 우리는 그저 주어진 여건과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존재일 뿐이다. 지난 과거의 삶을 뒤돌아 볼 때면 자신의 의지와 뜻대로 진행되어 온 것 이었다고 하지만 조용히 생각해보면 우리 인간이 전혀 알 수 없는 어떤 큰 뜻에 의해 진행되어 왔다는 사실을 종종 깨닫곤 한다. 지나치고 보면 어떤 문제이든 영원히 지속되는 상황은 없었음을 알게 된다. 이는 자기 자신을 알지 못했기에 영원할 것으로 착각하고 살았던 것뿐이다.

‘권불십년’이라든가 ‘영원한 강자’는 없다는 교훈은 그래서 유래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어린 시절 땅 따먹기 놀이는 무척 흥미있는 놀이 중 하나였으며 때로는 심하게 다투기도 하고 즐기며 놀던 기억이 생생하다. 해가 질 무렵 저녁 먹을 즈음 각자의 집에 돌아 갈 때면 아무런 의미도 없는데, 남의 땅 위에서 네 땅 내 땅하며 안 뺐기고 더 차지하려고 열중했던 그 어린 시절 부질없던 놀이가 기억 속에 새롭게 투영된다.

하나의 예(例)에 불과하지만 이와 같이 인생에 있어서의 많은 경험들은 지나고 나서야 깨닫게 되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어른이 되어서도 유형은 다르겠지만 부질없는데 마음을 집중하고 낭비하는 경우가 분명 있다고 본다. 나중에라도 깨닫게 됨은 참 다행한 것이다. 특히 필자의 경우 지난 30여년의 군 생활 기간과 그리고 최근 정치에 입문한 이 후의 10년여 세월을 뒤돌아보게 된다.

당시의 기준으로는 대단히 심각 했었던 일들이 세월이 흐른 뒤 회상해 보니 그렇지 않았거나 별것도 아니었거나 혹은 하나의 교훈으로 남는 일들에 불과한 것들 이었다. 당시에는 그렇게도 대단해서 매달렸었는데 뒤돌아보면 부끄러운 생각조차 들 때가 있다. 지나고 보면 모든 일들이 오늘에 이르기 위한 어떤 과정이요 징검다리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달을 수 있었다는 사실, 한편 다행스럽게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기에 이런 생활 속에서 얻은 교훈을 통해서 우리는 주어진 현실을 겸허히 수용하며 그 속에서 최선의 노력으로 살아가려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진정으로 알고 깨달아야 할 것을 모르고 스쳐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사노라면 누구나 어려운 일들을 만나게 되지만 힘들다고 거부하고 스스로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자신이 가장 문제다. 행복과 불행, 기쁨과 슬픔 등 정(正)과 반(反)은 항상 동전의 양면과 같이 마음속에 그리고 생활 속에서 공존한다. 이를 어떻게 수용하고 소화하는가는 각자의 선택이다.

소위 행복한 사람이란 분명, 불행 가운데에서도 행복을 찾아 노력하고 슬픔 속에서도 기쁨을 누리려는 사람이다. 반면에 불행한 사람은 이에 반하여 행복 속에서도 불행만을 택하고 기쁨 속에서도 슬픔 쪽만을 지향하려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누구에게나 자기 자신을 확실히 알고 그래서 스스로 깨달음을 얻는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현명한 삶의 자세가 중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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