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성구 대한주택공사 대전충남지역본부장 |
미국 경제가 장기 침체 국면에 빠질 것을 우려한 외국인들이 앞 다투어 주식을 투매하다 보니 속절없이 주가지수는 폭락하였고 달러는 국외로 빠져 나가 환율이 폭등하였다.
세계 경제를 경악케 한 미국의 금융위기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론(Sub-prime mortgage loan)’에서 시작되었다.
‘모기지론’은 부동산 담보 대출을 이르는데 대출자의 신용조건에 따라 담보대출의 등급이 달라진다.
‘서브프라임’은 그 등급을 의미한다.
총 10조 달러 규모의 미국의 모기지론은 대출자 신용상태에 따라 프라임, 알트-A, 서브프라임 3등급으로 구분된다.
그 중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은 신용조건이 가장 낮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주택 시세의 거의 100%에 달하는 수준으로 대출해 주는 미국의 대출 프로그램이다.
현재, ‘서브프라임’의 규모는 약 750만 명의 대출자에 6000억 달러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은 미국의 서민에게 내 집 장만의 기회를 주었던 제도였다.
지난 2001년 9·11사태 및 IT 버블 붕괴 이후 미국은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연 1%까지 낮췄다.
금리가 낮아지면서 사람들이 이자 부담 없이 금융회사에서 쉽게 돈을 빌려 집을 살 수 있게 되자 집값은 큰 폭으로 올랐고 미국 금융기관들은 신용등급이 낮은 저소득층에게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를 통한 주택담보 대출을 크게 늘렸다.
문제는 오랫동안 지속된 저금리 기조 속에서 부동산 가격 안정 등 여러 가지 정책적 목적으로 연방준비이사회(FRB)에서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자 대출자의 이자부담이 급격하게 늘어 버렸고 금리인상 및 미국 경기 침체 국면과 맞물리면서 부동산의 가격은 추락하기 시작했다.
결국 신용도가 낮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부터 연체율이 높아지기 시작했고 미국 전체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금융위기에 휩싸이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의 많은 모기지 업체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채권 유동화를 위하여 다양한 파생금융상품(financial derivatives, 주택저당증권(MBS), 부채담보부증권(CDO)등)을 개발하여 은행들에게 판매하였고 은행들은 이를 펀드화 하여 전 세계의 투자자에게 판매하였다.
그러나, 고금리와 주택경기가 나빠지자 대출자들은 빚을 갚을 수 없게 되었고 결국 비우량 담보대출로 시작된 파생금융상품 전체가 연쇄적으로 부실해지는 결과를 빚은 것이다.
현재, 난립한 파생상품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도 어려운 지경으로 다만 그 손해액이 천문학적 금액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미국의 금융위기에서 세계의 경제침체로 이어진 것은 바로 이 파생금융상품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국내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주택가격 하락을 보면서 ‘한국형 서브프라임’ 위기를 걱정하는 소리가 높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계대출의 규모는 660조 원 가량 인데 그 중 주택담보 대출의 규모는 235조 원에 달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도 그동안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부동산 투기가 성행하였고 그에 따라 엄청난 규모의 부동산 담보대출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의 경우처럼 대출 금리는 상승하고 부동산 가치가 하락하게 된다면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부실처럼 가계대출의 부실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금번 미국발 금융위기는 자본주의 흐름의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적인 금융회사인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은 미국식 금융자본주의 한계와 모순을 드러내었으며 30여 년간 세계를 지배했던 신자유주의의 몰락을 예고한다 회자되고 있다.
모쪼록 이 미국발 금융위기를 타산지석 삼아 온 국민이 극난(克難)의 지혜를 모아 ‘한국형 서브프라임’의 염려가 기우(杞憂)가 되기를 바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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