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선 공주대 교수 |
2008년도 대학졸업자 취업률이 발표되고 언론에 이미 보도된 바 있으나 다시 한번 지역대학의 자료를 보면 졸업생 1000명 이상의 18개 대학 중 취업률이 전년대비 신통한 성적을 못 내고 있다. 물론 양적수준보다 심각한 것은 대부분의 대학졸업생이 비정규직이라는 점이다.
인쿠르트의 조사에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가 벌어진 결과를 보여주고 있고 통계청의 결과에서도 3월 기준 2007년 정규직의 64.1%에서 2008년 60.5%로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가 있다는 자료를 보이고 있다. 이미 대학교육이 학문의 전당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채 비틀거리고 있다는 점은 부인 할 수 없다.
대학입학과 동시에 취업전략을 위한 강좌에 매몰되는 학생들에게 미래세대를 위한 원대한 꿈을 가지고 준비하기 위하여 보다 본질적인 물음에 침잠하도록 지도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경험한다. 대학생기의 무한한 지적 호기심과 다양성에 바탕한 학문간 소통을 사장시키며 졸업 후 취업이라는 목적만이 가장 가치 있는 일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분간은 삶을 위한 준비과정을 진지하게하고 가능한 모든 것을 사유하며 그리고 내려진 결론을 바탕으로 직업선택을 할 수 있을 가능성은 더욱 없어 보인다.
작금의 경제상황이 신규 노동시장에 진입하고자하는 첫 경험자들에게는 칼바람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고용없는 성장이라는 말이 일상화되고 취업자 증가율이 3년8개월 내 최저라는 통계치를 보면 정부의 적자재정 규모 확대와 감세를 통한 투자활성화 정책 등이 간단히 문제를 해결 할 것이란 예측도 힘들어 보인다.
공공부문 취업을 위해, 88만원 세대로 편입되기를 거부한 채 모든 것을 걸고 준비하던 많은 취업준비생의 노력이 헛되이 끝나지 않아야 할텐데 걱정이 앞선다. 불과 몇해 전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가장 중요한 정책이 지역특성화 산업과 함께 이를 견인해낼 지역인재 양성임을 전 지방민들이 합의하고 정책의 실효성을 높일 것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국가균형정책의 뿌리도 내리기전에 현 정부의 규제완화라는 정책기조와 함께 우선적으로 수도권 규제완화조치가 힘을 발하고 있다. 지방으로 이전을 고려 할 조건이 해제 되면서 각 지방들이 수도권 기업의 이전을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하던 근간이 흔들릴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의 유치를 위한 지방의 선택이 혹 환경적 논란과 정주민과의 마찰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음에도 온 힘을 쏟는 이유는 지역경제의 선순환구조를 회복하기 위함인 것은 자명하다. 지역의 질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지역에서 길러낸 인재들이 지역에 머물며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일을 하자는 것이다.
실제 고용정보원의 자료에 따르면 대졸자의 신입연봉이 서울, 경기, 울산, 경남, 인천 등의 순으로 나타난 것은 해당 지역산업의 고임금 직종과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지역대학출신자들이 타지역의 고임금직종, 대기업 등에 취업하면 된다는 단순한 견해는 이미 그릇된 것임이 알려져 있다. 지역대 출신들에게는 배정된 추천서가 없거나 소수이므로 지원조차 차단되고 있는 현실이다.
수도권에 편중된 양적, 질적 경제구조로는 지역대학 출신자들의 신규 취업문이 열리기 어려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교육기관의 정보공시제가 12월부터 시작되면 각 대학들은 해마다 통계수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다. 그러나 대학의 노력만으로 해결 될 일이 아니라는 것을 교육을 담당하는 이들은 알기에 답답하다. 국가경제가 정상성을 회복하여야하고 지역이 살아야하는 보다 어려운 문제가 앞에 있기 때문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