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반복되는 위기지만 그때 그때 만든 처방전은 임시 방편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혼란을 더 부치기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현실 속에서도 뿌리를 튼튼히 하기 위한 노력들은 계속되고 있다.
대전에서는 한국 영화의 미래를 대표하는 청소년 영화제를 비롯해 가을을 맞아 다양한 소재의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돼 한국 영화의 미래를 밝히고 있다.
▲한국 영화의 미래 ‘대한민국 청소년 영화제’
▲ 제 8회 대한민국 청소년영화제 진출작 '일상탈출'(제천화산초등학교) |
대한민국 청소년영화제 집행위원회(집행위원장 성낙원)가 주최하고 대전광역시와 교육과학 기술부,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해 열리는 이번 영화제는 ‘비상’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대전시립미술관과 으능정이 거리, 대덕소년원 등에서 3일동안 계속된다.
이 기간동안에는 청소년들이 제작한 재기발랄한 영화 가운데 본선에 오른 작품을 일반에 공개돼 한국 영화의 가능성을 점쳐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모두 355편의 영화가 접수돼 이 가운데 전문가의 심사를 거쳐 선정된 대학부문 29편, 중ㆍ고등부 35편, 초등부문 9편, 해외부문 4편 등 모두 77편이 본선에 진출했다.
올해는 중국과 미국 등 해외 청소년 작품 15편이 참가해 국가별 청소년 영화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 본선에 진출한 작품 가운데 탄탄한 기획력과 뛰어제 제작 수준을 보여주는 영화가 많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철웅 심사위원장은 "중ㆍ고등부에서는 탄탄한 기획력이 돋보였고 노인에 대한 공경과 이해 같은 소재를 선택하는 등 소재의 다양화가 눈에 띄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대학부의 수준이 높다고 칭찬했다.
박 위원장은 "대학부는 전체적으로 우수한 질적 수준을 갖추고 있다, 내용에 있어서도 재기 발랄함이 있었고 기술적 수준은 카메라, 조명, 사운드, 편집 등 전체적인 면에서 안정돼 있다. 특히 몇몇 작품은 사건을 이어가고 긴장감을 증축하는데 있어서 눈에 띄는 연출력을 보여 주었다"고 평가하며 "이들의 제작수준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여 미래 영상산업의 발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본상 시상식은 11월 1일 오후 5시 대전시립미술관 강당에서 진행된다. 한편, 이번 영화제는 다양한 부대행사가 함께 펼쳐져 영화축제가 마련된다
우선 본선에 오른 작품을 인터넷으로 감상하고 직접 투표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영화제 기간동안 영화제 홈페이지(www.dima.or.kr)와 파란닷컴(www.paran.com)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추천을 하거나 댓글을 남기면 이를 종합해 최다 득표 영화에 네티즌 인기상을 수여하게 된다. 직접 참여해 추천하거나 댓글을 남긴 네티즌에게는 추첨을 통해 기념품도 전달된다.
관람객이 영화감독이 되는 기회도 제공된다.
30일과 11월 1일에는 시립미술관 세미나실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나도 UCC감독(시민영상촬영교실)이 진행된다.
공주영상대학 방송영상미디어과의 이론과 실기 강의를 통해 UCC제작과정을 배워 누구나 영화감독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다.
이밖에도 11월 1일 오후 10시 30분부터 시립미술관에서 ‘영상컨텐츠 컨테스트가 영상발젠에 미치는 영향-청소년영화제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포럼이 개최되고 영화제 본선 진출작이 상영되는 시립미술관 야외에는 한국영화 포스터 70여점이 특별 전시된다.
▲미래에 대한 도전 디지털영화
▲ '그녀를 만나는 곳 100m전'(배재대학교) |
‘CinDi’영화제는 아시아 신인감독의 디지털 영화를 소개하는 자리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번째로 열린 CinDi 영화제에는 아시아 18개국에서 71편의 낯설지만 도전적인 영화들이 상영됐다.
대전아트시네마에서는 이 중 다큐멘터리물‘살아남은 자의 송가(Survival Song,감독 위 광이)’와 ‘손뼉치고 주먹 쿵쿵(What The Heart Craves, 감독 다카하시 이즈미)’등 10편을 상영 중이다.
30일에는 오후 2시 30분부터 ‘손뼉치고 주먹 쿵쿵’과 ‘비밀결사 매의 발톱단: 총통은 두 번 죽지 않는다’, ‘살아남은 자의 송가’, ‘야마시타 X 닝 하오 디지털중편’등 4편이 상영된다.
이 가운데 ‘살아남은 자의 송가’는 중국 출신의 감독 위 광이(YU Guangyi)의 두번째 다큐멘터리로 중국 북서부 헤이룽장성의 백두산 기슭 눈 덮인 마을에 살고 있는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냥꾼과 그의 아내, 그리고 샤오리라는 이름의 거지와 개 두마리, 고양이 한 마리가 전부인 이들은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버려진 벌목장의 낡은 집에서 함께 살아간다. 하얼빈에 수돗물을 공급할 저수지를 건설하기 위해 철거가 시작되자, 사냥꾼 일가도 퇴거 명령을 받는다. 겨울이 오자 집이 반쯤 부서지지만, 가족들은 떠나지 않고 그곳을 지키게 되는데 감독은 이들의 모습을 통해 누군가의 삶을 위해 또 누군가의 삶은 무참히 짓밟히는 현실을 카메라에 담아냈다.
▲性에 관한 진지한 탐구
▲ 대전아트시네마에서 상영하는 시네마디지털 서울2008 출품작 '살아남은 자의 송가' |
과거 일본 성인영화를 대표했지만 지금은 성(性)을 통한 인간의 내면 탐구라는 명확한 주제의식으로 그 맥을 이어가고 있는 ‘핑크필름’작품 15편이 소개된다.
특히 이 영화제는 성(性)을 주제로 한 영화를 볼 기회가 적었던 여성들을 위해 남성의 출입을 제한한다. 개막일과 수요일을 제외한 나머지 요일에는 오로지 여성만이 관람할 수 있다.
성(性)에 대한 담론이 활발하지만 정작 여성을 위한 성에 대한 논의는 그렇지 못한 현실에서 여성만을 위한 영화제를 통해 그동안 생각하지 못한 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이시우 기자 jab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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