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훈]경제 불황 대학이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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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훈]경제 불황 대학이 흔들린다

[목요세평]정순훈 배재대학교 총장

  • 승인 2008-10-29 00:00
  • 신문게재 2008-10-30 20면
  • 정순훈 배재대학교 총장정순훈 배재대학교 총장
▲ 정순훈 배재대학교 총장
▲ 정순훈 배재대학교 총장
경제 불황에 대학생들이 동요를 하고 있다. 취업 시즌이 다가 왔는데도 취업의 문은 꽁꽁 얼어붙고 있다. 여기 저기 이력서를 내고 안절부절 못하는 학생들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뿐이다. 다름 아닌 세계금융위기의 여파가 대학가에도 깊숙이 엄습하고 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학비를 걱정하는 학부모들의 한 숨 소리도 들리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경제 침체를 겪다보니 학비 마련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대학가에서는 서둘러 장학금 수혜의 폭을 넓히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장학을 담당하는 직원들은 장학재단이나 기업체를 찾아다니며 장학금을 조금이라도 더 얻어 내려고 사력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체의 재정적인 상황도 예전 같지 않은 것 같다. 예전에 지원하던 장학금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도 삭감하지 않는 것이 고마울 따름이다.

대학생들이 학비나 용돈을 벌어보겠다고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아도 그 일자리 또한 많지 않다. 학교에서 실시하는 아르바이트 신청자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점점 경제 불황의 여파는 그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그 직격탄은 해외유학을 가려는 학생들에게도 곧바로 쏟아졌다. 지난 9월에 1100원대이던 환율이 최근에는 1400원대로 치솟았다. 이처럼 치솟는 환율에 해외유학을 준비하던 학생들이 연이어 포기를 하고 있다. 영어를 배우기 위해 장기 연수를 준비하던 학생들은 단기로 전환을 한다. 그리고 단기 연수를 가려던 학생들은 아예 포기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예전에는 대학교에서 일부분의 연수비를 지원하는 단기 해외 연수코스는 지원자가 너무 많아 선발 과정이 매우 까다로웠다. 그러나 지금은 지원 학생이 거의 없는 형편이다. 보편적이던 연수 코스인 미국, 호주 지역은 아예 엄두를 못내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상은 외국도 마찬가지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중국에서 유학 온 학생들이 가장 많다. 그러나 그나마도 앞으로는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경제난도 급속도로 침체되고 있다. 중국의 수많은 기업체들이 도산을 하는가 하면 금융 불안으로 증시가 급격히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올림픽 후 중국의 경제가 어려움을 겪으리라는 것은 예견되었던 일이다. 그러나 세계금융위기와 맞물려 중국의 경기침체는 그 예상보다 더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분명 그 영향은 중국 유학생의 감소로 나타날 것으로 판단된다. 그동안 각 대학들은 국제화라는 슬로건 아래 해외 유학생 유치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해외에서 유학생유치를 위한 박람회를 개최하는가하면 외국 대학들과의 자매결연을 체결을 통해 유학생들을 유치해왔다. 그 결과 각 대학교는 많은 해외 유학생들을 유치할 수 있었다. 해외 유학생들의 유치는 대학의 재정에도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국내 경기의 활성화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이제 유학생 유치에도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다. 한마디로 총체적인 난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비관만 하며 현 경제 불황을 바라볼 수는 없는 일이다.

정치권에서는 정쟁을 멈추고 서로 협력해야 한다. 초당적인 차원에서 어려운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중소기업은 중소기업대로 서로 유기적인 관계 하에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협력해나가야 한다. 어느 한 축이 무너지면 다함께 무너진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대학교도 마찬가지다. 대학 경영을 더욱 내실 있고 합리적으로 해나가야 한다. 그리고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장학금의 폭을 더 넓히기 위해 고심하고 긴축재정을 해 나가야 한다. 그리하여 경제난 속에서도 학생들이 동요하지 않고 본연의 임무인 학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최적의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경제난을 해결하고 대학을 살리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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