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욱 도청팀 |
과거 예산중학교에서 평화봉사단원으로 일한적이 있는 스티븐슨 주한 미국대사가 이런 소중한 인연때문에 이날 개도이래 처음으로 충남도청을 방문했지다.하지만 같은 시간 쌀직불금 파동 등으로 성난 농심(農心)의 마음은 집회로 이어졌다.
도청 정문이 아닌 옆건물 충남경찰청 정문으로 들어선 주한 미대사의 고급 외제승용차는 도청 중앙현관에 주차됐고, 20여m를 사이에 두고 쌀 500가마를 실고 온 농민들의 트럭차량이 도청을 향해 세워져 있었다.
그 사이엔 두 대의 충남도청 버스가 햇살의 따스함을 막았던 구름처럼 농민들의 외침을 막고 있었다.
농민들의 마음은 싸늘한 바람보다 더한 써늘함이 감돌았다. 이를 지켜보던 도청관계자들의 마음이나 추억을 간직하고 도청을 찾은 미대사와 그 일행들의 마음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이래저래 모두에게 2008년 10월 28일은 그런날로 기억될 것 같다.
이런 와중에도 주한 미대사의 충남도청 방문은 의미있는 일이다. 한미관계도 이제는 뗄레야 뗄 수 없는 동반자적 관계에 놓여있다. 하지만 농민들은 이런 것들을 생각지도 못할 만큼 극한의 상황에 놓여있다.
한미FTA를 농업 붕괴의 변곡점으로 인식하고 있는 농민들은 아무리 친한(親韓)대사로 알려졌고, 충남을 어느 지역보다 사랑하는 스티븐슨 대사가 방문했어도 거부감은 당연히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없애기 위해선 단절이 앞서는 것이 아닌 소통이 먼저여야 한다.소통없이는 서로의 마음도 열 수 없는 것이다.
다음번에 또 다시 기회가 돼 스티븐슨 미대사가 충남도를 방문할 땐 도청 정문으로 들어오면서 농민들이 환대하는 모습을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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