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빙고의 구조는 한사람이 겨우 드나들 정도로 입구가 좁고, 좁은 입구에서부터 점점 깊어지면서 널따란 방을 마련하였다.
천장은 아치형으로 기둥에 장대석이 걸쳐져 있고 장대석을 걸친 곳에는 밖으로 통하는 환기구멍이 나 있다. 바닥 한가운데는 배수로가 경사지게 나 있어 얼음 녹은 물이 밖으로 흘러 나갈 수 있도록 하였다.
최근 이러한 구조에 대한 과학연구 결과, 좁은 출입구는 열손실을 최소화하고, 환기구멍은 위쪽에 설치하여 습기 제거와 겨울철 찬바람의 냉기를 잘 보존할 수 있도록 했으며, 흙과 돌의 열전달률의 차이를 이용하여 환기효과를 극대화하였다. 바깥에는 띠풀로 덮어 태양의 복사열을 최소화하였으며, 바깥모습도 유선형으로 하여 바람에 의한 내부의 공기유동현상을 최소하였다.
또한 돌과 흙을 주로 쓴 까닭도 흙은 열차단 성능이, 돌은 겨울철 찬바람의 냉기를 잘 보존하는 속성을 지닌 재료이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구조와 재료의 독특한 사용은 석빙고 안쪽의 온도를 거의 변함없이 유지할 수 있는 관건이 되고 있으며, 그 위치도 겨울철의 찬바람을 받아 돌을 차갑게 하기 좋은 곳을 골라서 그 안에 넣어 두는 얼음과 함께 냉기가 무더운 여름철까지 보존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런 까닭에 지금도 얼음을 넣고 왕겨 등을 두껍게 쌓아 놓으면 내부온도의 변화가 거의 없어 오래도록 보관할 수 있음을 실험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렇듯 계절의 변화와 돌·흙·바람·지세 등의 물성과 과학원리에 밝아서 이를 생활에 응용하였던 우리겨레의 과학슬기는 놀랍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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