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너스 대전에서는 11월 15일부터 21일까지‘2008 핑크필름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핑크영화는 1960년대 일본영화의 황금기, 메이저 영화사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으려는 독립프로덕션의 자구책으로 제작된 극장 상영용 35mm 성인영화를 말한다.
3m 필름에 예산 2500만원 이하로 일주일 이내 촬영이 가능하고, 3명 이상이 벗고 대략 15분마다 정사 장면이 나오는 원칙만 지키면 감독이 마음껏 자기 찍고 싶은대로 만들 수 있는 에로영화다.
싸구려 에로영화로 비판받을 때도 있었지만 성(性)을 통한 인간의 내면 탐구라는 명확한 주제의식으로 40년이 지난 현재까지 당당히 그 맥을 이어나가며 일본영화만의 독특한 장르로 자리잡았다.
영화제 기간동안 이 장르의 영화 15작품이 상영된다.
특히 성(性)에 주제로 한 영화를 볼 기회가 적었던 여성들을 위해 남성의 출입을 제한한다. 개막일과 수요일을 제외한 나머지 요일에는 오로지 여성만이 관람할 수 있다.
관람객들은 이 기간동안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한 여성이 국회의원에게 강간·살해 당하자 그 친구들이 복수에 나선다는 내용의 ‘당한여자(1981년)’를 통해 버려진 서민, 특히 여성의 설움과 분노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또, 유부남 직장 상사와 사랑에 빠진 여자의 방황과 쓸쓸함을 담은 ‘경련(2004년)’등의 작품을 통해 여성의 사랑에 대한 진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영화제 관계자는 “여성을 욕망의 대상으로만 그리거나 가학·피학 성향의 영화들은 제외하고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공론화되지 못했던 여성의 성(性)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간접경험할 수 있는 영화를 선정했다"며 "편안한 마음으로 감상하고 즐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관람료는 5000원이고 전체 상영작 15편과 음료를 함께 즐길 수 있는 ‘All pass ticket’은 3만9000원에 판매된다. /이시우 기자 jab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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