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세자릿수로 급락하고 환율이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패닉(공황) 상태에 빠져 추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상황 인식에서 따른 것으로 풀이 된다.
▲금리 인하 배경=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인하한 지 20일만에 임시 금통위를 열어 0.75%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이 같은 금리 인하폭은 사상 최대폭이다. 이는 미국 9ㆍ11테러 직후인 2001년 9월 19일 임시 기준금리를 4.5%에서 4.0%로 0.5%포인트 낮춘 이후 7년 만이다.
이 처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대폭 인하한데는 경기가 예상보다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공조로 잠잠할 것으로 기대됐던 글로벌 금융위기는 실물경기로 파급되면서 강도가 갈수록 세지고 있다.
더욱이 10.19 금융시장 안정대책에도 불구 주가 폭락과 환율 급등으로 시장의 공포가 극에 달해 중앙은행이 더 이상 좌시할수 없게 됐다.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기 위해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의지도 금융통화위원회의 결정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경제계와 각 금융기관들은 보다 적극적인 정부 지원을 요구했고 급기야 한국은행이 마지막 카드인 금리인하란 칼을 빼들게 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없나=한국은행의 각종 조치가 지금의 경제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현재의 위기는 내부 요인보다는 글로벌 신용경색과 세계 경기 침체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외부변수가 내부요인을 짓누르는 형국이다.
세계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서지 않을 경우 정부대책이 효과를 볼 가능성은 그만큼 적다는데 있다. 물가와 환율에 대한 우려도 만만찮다. 9월 수입물가는 전월대비로 4개월만에 오름새를 나타냈다.
특히 소비재 가격은 26%나 올라 10년만에 최고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는 9월의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보였지만 환율이 급등하면서 물가안정효과가 상쇄됐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웃도는 등 상승세가 꺾일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내릴 경우 돈가치 하락과 유동성 증가로 환율과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다. /백운석기자 bws@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