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순례]'한국의 소리 만들기' 30년 외길

[대전순례]'한국의 소리 만들기' 30년 외길

7. 무형문화재 16호 악기장 표태선씨

  • 승인 2008-10-27 00:00
  • 신문게재 2008-10-28 7면
  • 박연아 시민기자.영상 금상진 기자박연아 시민기자.영상 금상진 기자
지난 6월 대전시 무형문화재 제18호로 지정된 악기장(樂器匠) 표태선(48)씨. 옆집에서 들려오는 가야금 소리에 반해 현악기 만드는 법을 배우기 시작한 열아홉 살 청년은 30년 곁눈질 한번 않고 외길을 걸어온 결과 우리나라 최고의 ‘현악기 장인(匠人)’이 되었다.

세끼 밥 먹기도 힘든 시절 슬레이트 지붕 아래 판자 하나 깔고 살면서도 가야금 만드는 손을 놓지 않았던 그는 “내 손으로 만든 가야금에서 형형할 수 없는 아름다운 소리가 나오는데 매료돼 현악기 만들기를 그만둘 수 없었다”고 회고한다. 그는 거문고, 아쟁, 해금, 양금, 철 가야금 등 줄이 있는 현악기는 모두 만들며 지금은 연주되지 않는 와공후, 소공후 등도 재현해 놓았다.

지난 9월 대전선사박물관에서 개최한 현악기 특별전에서는 ‘공민왕금’으로 알려진 수덕사 성보박물관 소장 만공스님의 거문고도 재현해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기도 했다.

현악기는 다른 국악기들에 비해 훨씬 많은 시간과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데 표 씨는 보문산 자락에 있는 명인국악기제작소(대전시 중구 문화동)라는 작업실에서 밤나무를 잘라 말리는 것부터 제작 전 과정을 수작업으로 한다.

가야금 하나를 제작하는 데는 20일~1달가량이 소요되는데 위판으로 쓰이는 오동나무와 밑판인 밤나무를 3년 정도 눈·비를 맞히면서 자연 건조한 후 대패를 이용해 판을 다듬어 인두질을 하는데 인두질은 칠을 대신하고 해충 침투를 막는 효과가 있다.

밑판은 밤나무로 만드는데 해와 달 모양의 구멍을 뚫어 소리가 잘 울리도록 하고 위판과 밑판 사이에 졸대를 대고 아교풀로 붙인 후 모양내기를 위해 가야금의 머리 부분에 용두장식을 한다.

몸판을 완성시킨 후 안족을 만들고 여러 줄의 명주실을 꼬아 만든 현을 걸면 가야금이 탄생하는데 표 씨는 “좋은 나무를 고르는 것 못지않게 세상 하나밖에 없는 가야금에서 최고의 소리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십 년을 사용해도 소리와 모양이 변치 않는다는 칭찬을 들을 때 가장 행복하다”며 웃는다.

“우리 음악에 대한 관심과 국악기 수요가 점차 늘고 있어 전처럼 끼니 걱정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좋은 악기를 만드는데 매진하고 있지만 오랜 시간 앉아서 하는 작업이다 보니 무릎과 어깨에 부담이 와 걱정”이라는 표 씨는 “국악기의 맥을 잊기 위해 제자를 키우고 더 많은 작품을 만들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연아 시민기자.영상 금상진 기자

※ 본 시리즈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 지원으로 이뤄졌습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정림동 아파트 뺑소니…결국 음주운전 혐의 빠져
  2. 육군 제32보병사단 김지면 소장 취임…"통합방위 고도화"
  3. 대전 둔산동 금은방 털이범 체포…피해 귀금속 모두 회수 (종합)
  4. 대전 출신 오주영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 대한체육회장 선거 출사표
  5.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트리 불빛처럼 사회 그늘진 곳 밝힐 것"
  1. 대전성모병원, 개원의를 위한 심장내과 연수강좌 개최
  2. [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지어지선을 향해 날마다 새롭게
  3. 대전세종중기청, 경험형 스마트마켓 지원사업 현판식
  4. 전국 아파트값 하락세… 대전·세종 낙폭 확대
  5. 대전 둔산동 금은방 털이범…2000만 원 귀금속 훔쳐 도주

헤드라인 뉴스


AIDT 제동 걸리나… 교과서 지위 박탈 법안 국회 교육위 통과

AIDT 제동 걸리나… 교과서 지위 박탈 법안 국회 교육위 통과

교육부가 추진 중인 인공지능디지털교과서(AI디지털교과서·이하 AIDT) 전면 시행이 위기에 직면했다. 교과서의 지위를 교육자료로 변경하는 법안이 국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정책 방향이 대폭 변경될 수 있는 처지에 놓였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28일 열린 13차 전체회의에서 AIDT 도입과 관련한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주요 내용은 교과서의 정의에 대한 부분으로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에 따라 현재 '교과서'인 AIDT를 '교육자료'로 규정하는 것이 골자다. 해당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모든 학교가 의무..

"라면 먹고갈래?"… 대전시, 꿈돌이 캐틱터 입힌 라면 제작한다
"라면 먹고갈래?"… 대전시, 꿈돌이 캐틱터 입힌 라면 제작한다

대전시가 지역 마스코트인 꿈돌이 캐릭터를 활용한 관광 상품으로 '꿈돌이 라면' 제작을 추진한다. 28일 시에 따르면 이날 대전관광공사·(주)아이씨푸드와 '대전 꿈돌이 라면 상품화 및 공동브랜딩'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은 대전 꿈씨 캐릭터 굿즈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대전의 정체성을 담은 라면제품 상품화'를 위해 이장우 대전시장과 윤성국 대전관광공사 사장, 박균익 ㈜아이씨푸드 대표가 참석했다. 이에 대전 대표 캐릭터인 꿈씨 패밀리를 활용한 '대전 꿈돌이 라면' 상품화·공동 브랜딩, 판매, 홍보, 지역 상생 등 상호 유기..

충남도, 30년 숙원 태안 안면도 관광지 `성공 개발` 힘 모은다
충남도, 30년 숙원 태안 안면도 관광지 '성공 개발' 힘 모은다

충남도가 30년 묵은 숙제인 안면도 관광지 조성 사업 성공 추진을 위해 도의회, 태안군, 충남개발공사, 하나증권, 온더웨스트, 안면도 주민 등과 손을 맞잡았다. 김태흠 지사는 28일 도청 상황실에서 홍성현 도의회 의장, 가세로 태안군수, 김병근 충남개발공사 사장, 서정훈 온더웨스트 대표이사,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 김금하 안면도관광개발추진협의회 위원장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자리에는 하나증권 지주사인 하나금융그룹 함영주 회장도 참석, 안면도 관광지 개발 사업에 대한 지원 의지를 밝혔다. 이번 협약은 안면도 관광지 3·4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야구장에서 즐기는 스케이트…‘아듀! 이글스파크’ 야구장에서 즐기는 스케이트…‘아듀! 이글스파크’

  • 금연구역 흡연…내년부터 과태료 5만원 상향 금연구역 흡연…내년부터 과태료 5만원 상향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