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호]아랫물이 맑으니 윗물도 맑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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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호]아랫물이 맑으니 윗물도 맑아야

[시사에세이]김선호 한밭대 인문대학장

  • 승인 2008-10-27 00:00
  • 신문게재 2008-10-28 20면
  • 김선호 한밭대 인문대학장김선호 한밭대 인문대학장
▲ 김선호 한밭대 인문대학장
▲ 김선호 한밭대 인문대학장
올 해가 시작 되고 나서 얼마 안 되어서는 광우병 문제가 많은 사람의 마음을 미치게 만들어 감각적 충동에 따라 멋대로 거침없는 행동을 유발-치빙전렵馳騁 獵 영인심발광令人心發狂(老子의 道經,檢欲篇)-하여 나라 전체를 뒤흔들어 놓았다. 결코 원치 않는 이런 결과가 있었지만 광풍 뒤에 고요가 있듯 우리 사회는 안정이 유지되는가 싶었다.

그러나 서글프게도 요즘 우리 사회는 또다시 ‘썩은 윗물’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다. 특히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을 천명으로 삼아 농사를 하는 농민들의 억장을 휘벼 놓는 못된 짓들 때문에 말이다. 제대로 된 고위 공직자라면 절대해서는 아니 될, 얻기 어려운 재화財貨로 인해 양심의 어긋난 행태를 낳은-난득지화難得之貨 영인행방令人行妨(위의 인용 편과 같음)-‘쌀 직불금’ 문제는 사회의 주인인 시민들의 용서를 받기가 난감한 염치없는 짓거리였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라는 말은 상식이다. 마땅한 말이기도 한 것이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을 달리하면 이 경구는 이제 진부한 표현임은 물론, 이 시대에 잘 적용이 되는 말도 아니게 됐다. 오히려 ‘윗물이 썩었어도 아랫물은 맑을 수가 있다’는 것이 사실이 됐다. 왜냐하면, 썩은 위의 물이 하수 종말 처리장에 의해서 정수되어 아래로 내 보내지기 때문이다. 물론 필자가 예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진솔한 뜻은 따로 있다. ‘윗자리에 있는 자들이 그렇게 많이 썩었어도 우리네 같은 평범한 다수의 시민들은 썩지 않았다는 사실을 말하고자 한 것이다.

孔子께서는 “불의이부차귀不義而富且貴 어아於我 여부운如浮雲이니라(論語 述而 篇)” 하여 ’옳지 아니한 일로 부귀를 누림은 나에게 있어 뜬 구름과 같은 것이다‘ 하셨다. 무릇 현대인이 가지는 욕망은 본래 사람들이 추구하는 자연적인 욕구와는 거리가 먼 불행을 자초하는 것이라 했다. 사실 현대 문명이 낳은 물질의 풍요와 자극적인 쾌락의 욕구, 욕망을 충족 시켜주는 것은 결국은 허무로 끝맺게 되는 게 일반이다.

이러함에도 사람들은 정도 차이는 있지만 저마다 황금 쫓기에 영일이 없고 쾌락의 탐미에 정신을 팔고들 있다. 대표적인 사례들의 하나가 매일이다 시피 돈 때문에 벌어지는 끔찍스러운 대형 사건사고들의 것과 비 온 뒤에 솟아나는 독버섯처럼 부지기수로 늘어나는 모텔들과 흥성대는 군상들의 작태들의 예이다. 이렇듯 칙칙하고 음습하고 아수라를 연상케 하는 어두운 세태를 일신시켜 참살이의 사회 분위기를 이끌어 나가야 하는 책무는 우선 국가사회 지도층에 있다 할 것이다.

이러한 막중한 책무를 스스로 유기하고 있는 적지 않은 이들이 괘씸하게도 오히려 밉살스런 짓거리, 도척 같은 만행을 저지르고 있음은 실로 기막힌 노릇이다. 그토록 신뢰하는 최고의 웃어른의 권위를 악용하고 농락하여 그 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르는 짓거리의 지록위마指鹿爲馬, 호가호위狐假虎威 따위의 행태도 그러하고. 참으로 목불인견目不忍見의 전형들이라 아니할 수 없는 실태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제발 소망한다. 이제는 지도자의 위격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행태를 일삼는 부끄러운 짓 개과천선改過遷善으로 깨끗이 씻고 신명나는 사회, 참 살맛나는 삶터 일구어 가는데 혼신을 기울여 주기를! 너무도 당연한 말이지만 열심히 국가 사회를 위해 일하는 것이 마당한 소임이고 그래서 국민은 높은 위격에 상응하는 명예와 힘과 보수를 허락한 것 아니겠는가! 결코 또다시 거룩한 소임을 잊는 어리석은 짓은 삼가야 할 일이 예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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