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호 한밭대 인문대학장 |
그러나 서글프게도 요즘 우리 사회는 또다시 ‘썩은 윗물’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다. 특히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을 천명으로 삼아 농사를 하는 농민들의 억장을 휘벼 놓는 못된 짓들 때문에 말이다. 제대로 된 고위 공직자라면 절대해서는 아니 될, 얻기 어려운 재화財貨로 인해 양심의 어긋난 행태를 낳은-난득지화難得之貨 영인행방令人行妨(위의 인용 편과 같음)-‘쌀 직불금’ 문제는 사회의 주인인 시민들의 용서를 받기가 난감한 염치없는 짓거리였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라는 말은 상식이다. 마땅한 말이기도 한 것이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을 달리하면 이 경구는 이제 진부한 표현임은 물론, 이 시대에 잘 적용이 되는 말도 아니게 됐다. 오히려 ‘윗물이 썩었어도 아랫물은 맑을 수가 있다’는 것이 사실이 됐다. 왜냐하면, 썩은 위의 물이 하수 종말 처리장에 의해서 정수되어 아래로 내 보내지기 때문이다. 물론 필자가 예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진솔한 뜻은 따로 있다. ‘윗자리에 있는 자들이 그렇게 많이 썩었어도 우리네 같은 평범한 다수의 시민들은 썩지 않았다는 사실을 말하고자 한 것이다.
孔子께서는 “불의이부차귀不義而富且貴 어아於我 여부운如浮雲이니라(論語 述而 篇)” 하여 ’옳지 아니한 일로 부귀를 누림은 나에게 있어 뜬 구름과 같은 것이다‘ 하셨다. 무릇 현대인이 가지는 욕망은 본래 사람들이 추구하는 자연적인 욕구와는 거리가 먼 불행을 자초하는 것이라 했다. 사실 현대 문명이 낳은 물질의 풍요와 자극적인 쾌락의 욕구, 욕망을 충족 시켜주는 것은 결국은 허무로 끝맺게 되는 게 일반이다.
이러함에도 사람들은 정도 차이는 있지만 저마다 황금 쫓기에 영일이 없고 쾌락의 탐미에 정신을 팔고들 있다. 대표적인 사례들의 하나가 매일이다 시피 돈 때문에 벌어지는 끔찍스러운 대형 사건사고들의 것과 비 온 뒤에 솟아나는 독버섯처럼 부지기수로 늘어나는 모텔들과 흥성대는 군상들의 작태들의 예이다. 이렇듯 칙칙하고 음습하고 아수라를 연상케 하는 어두운 세태를 일신시켜 참살이의 사회 분위기를 이끌어 나가야 하는 책무는 우선 국가사회 지도층에 있다 할 것이다.
이러한 막중한 책무를 스스로 유기하고 있는 적지 않은 이들이 괘씸하게도 오히려 밉살스런 짓거리, 도척 같은 만행을 저지르고 있음은 실로 기막힌 노릇이다. 그토록 신뢰하는 최고의 웃어른의 권위를 악용하고 농락하여 그 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르는 짓거리의 지록위마指鹿爲馬, 호가호위狐假虎威 따위의 행태도 그러하고. 참으로 목불인견目不忍見의 전형들이라 아니할 수 없는 실태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제발 소망한다. 이제는 지도자의 위격을 스스로 떨어뜨리는 행태를 일삼는 부끄러운 짓 개과천선改過遷善으로 깨끗이 씻고 신명나는 사회, 참 살맛나는 삶터 일구어 가는데 혼신을 기울여 주기를! 너무도 당연한 말이지만 열심히 국가 사회를 위해 일하는 것이 마당한 소임이고 그래서 국민은 높은 위격에 상응하는 명예와 힘과 보수를 허락한 것 아니겠는가! 결코 또다시 거룩한 소임을 잊는 어리석은 짓은 삼가야 할 일이 예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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