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유방암 환자들의 ‘어머니’로 불리는 박혜덕 원장(박혜덕 외과)은 환자들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1기암 진단을 받았더라도 ‘나는 죽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 그 환자는 회복이 어렵다고 한다.
반면 말기 판정을 받더라도 암과 싸우지 않고 스스로 다스릴 수 있다는 생각만 갖는다면 모든 병을 고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원장은 유방외과 개념이 없던 지난 1994년 대전지역에 최초로 유방전문 외과를 개원한 개척의다.
전국에 1~2개뿐이던 유방외과가 지금은 40여개에 이를 정도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의학계에서 집계하는 여성암 가운데 단연 1위는 유방암. 이는 서구화된 생활 식습관의 변화, 자녀를 적게 낳는 단산, 모유수유 기피 등이 원인으로 손꼽힌다.
조기 발견 한다면 99% 이상 완치가 가능하지만, 유방암 역시 재발률이 높아 환자들의 관리가 필수적인 질병이다.
재발방지와 정보 교환 등을 위해 박 원장은 그의 병원에서 유방암 진단, 수술을 받은 환우들을 중심으로 ‘핑크리본 회’를 창립했다. 현재는 200여명의 넘는 회원들이 지속적인 교류를 하고 있다.
동병상련의 아픔을 겪은 환우끼리 정보를 주고받으며, 건강을 지키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박 원장은 이들을 위해 1년이면, 소풍과 각종 강연회, 송년회 등 대규모 행사를 열어준다.
‘경제적인 부는 환자들에 의해 생긴 것인 만큼 번 만큼 쓰겠다’는 생각을 가진 박 원장의 신념 때문이다.
그는 “시간을 투자해 봉사활동을 하지 못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물질적 지원을 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한다.
후배 양성을 위해 그는 충남대 생화학 연구소에 연간 3000만원~5000만원의 연구비를 지원하는가 하면, 천사병원, 다일공동체 지원 등을 아끼지 않는다.
박 원장의 병원은 오전 7시면 문을 연다. 무료 시술 하고 있는 수녀님 환자 때문이다.
“나는 무료로 치료해 줄 수 있는 능력은 있지만,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줄 수 있는 재주는 없다. 수녀님들이 나 대신 아픈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면 치료비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는 박 원장의 마음이 따뜻하게 전해진다.
그녀의 진료실에는 환자들의 사진들이 여러장 놓여있다. 모두 유방암 투병을 하다 세상을 떠난 환자들이다. 다시는 안타까운 환자들이 발생하지 말았으면 하는 그의 소망이다.
박 원장은 ‘유방암 환자의 달’인 10월을 맞아 유방암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을 제시했다.
정상 체중보다 1~2kg정도 적게 유지할 것, 지방선을 억제하는 오메가3를 섭취할 것, 유방암을 예방하는 양배추, 커리, 브로콜리 등 항산화 음식을 많이 먹을 것, 모유는 2년이상 먹일것, 폐경 당시 여성 호르몬제를 주의할 것 등이다.
“외과 의사인 남편과 외국에서 ‘의료선교’를 하며 살아가는 것이 마지막 이뤄야 할 꿈이라고 말하는 박원장은 몸과 마음을 치료하는 ‘진정한 의사’였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