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사건]나라 뒤흔든 집단자살 '악몽'

  • 사회/교육
  • 미담

[60대사건]나라 뒤흔든 집단자살 '악몽'

오대양 사건

  • 승인 2008-10-22 00:00
  • 신문게재 2008-10-23 6면
  • 이종섭 기자이종섭 기자
1987년 8월,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리는 사건이 발생한다. 지금도 ‘사이비 종교집단의 비극적인 집단 자살 사건’으로 사람들의 뇌리 속에 남아 있는 ‘오대양 사건’이다.

▲ 오대양 사건 관련자들의 집단 변사 현장
▲ 오대양 사건 관련자들의 집단 변사 현장
▲광신도들의 집단 자살?=1987년 8월 29일 (주)오대양 용인공장 구내식당 천장에서 32구의 사체가 발견되면서 온 국민을 공포와 충격에 몰아넣은 이 사건의 발단은 대전에서 발생한 폭행사건으로부터 시작됐다.

1984년 5월께부터 서구 가수원동에서 ‘오대양’이라는 민속공예품 제조·수출업체를 설립해 운영해오던 박순자씨가 1987년 8월 16일께 5억 6000만원 가량의 채권 반환을 요구하는 채권자를 집단 폭행한 혐의로 충남도경에서 조사를 받기시작하면서 부터였다.

당시 이 폭행사건과 관련해 피해자의 신고를 받은 충남도경은 8월 23일께 관련자 16명을 구속해 조사를 벌이고 있었다. 박씨는 다음날 경찰에서 조사를 받던 중 갑자기 졸도해 성모병원에 입원해 있다 도주해 종적을 감춰버렸다.

그후 며칠간 박씨의 행적과 수사는 오리무중이었고, 8월 28일께 박씨가 직원들과 함께 용인 공장에 은신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이 이 곳을 급습, 회사 직원 49명을 연행했으나 박씨의 모습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날 한 직원에 의해 구내 식당 천장에서 옷가지 등에 손발이 묶인 채 질식사한 상태로 32구의 시신이 발견된다. 박씨와 박씨의 자식 및 친인척, 공장 직원들이었다.

당시 수사 결과 이 사건은 오대양의 대표이자 사이비 종교집단의 교주였던 박씨가 사업을 미끼로 신도 등으로부터 거액의 사채를 끌어들인 뒤 폭행사건으로 인해 전모가 드러날 것을 우려 도주했고, 용인공장 천정에 은신처를 마련해 피신해 있다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당시 공장장등을 시켜 신도 등을 교살하고 자신도 목을 매 자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당시 사건의 중요한 단서를 쥐고 있을 것으로 추정됐던 오대양 총무과장 노모씨 등의 행방이 묘연해지면서 이들이 사망에 이른 정확한 경위 등 이 밝혀지지 않은 채 여러가지 의문점을 남기고 종결된다.

당시 ‘사이비 종교집단의 집단자살’로 세상에 알려진 이 사건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이유는 또 있었다. 사건 이후 정치권 배후설과 특정종파의 관련설 등이 끊임 없이 흘러나오고, 집단 자살인지 타살인지 등 갖가지 의혹도 제기 됐기 때문이다.

▲뒤늦은 관련자들의 자수와 갖가지 의문=그러나 갖가지 의혹과 의문만 남긴채 세상에 묻혔던 이 사건은 1991년 다시 세간의 관심을 모은다. 사건 이후 종적을 감췄던 오대양 관계자 6명이 경찰에 자수해 오면서 검·경의 재수사가 시작된 것.

수사 내용은 집단변사의 사인, 특정 종파로 흘러들어갔다는 의혹이 재기된 사채의 행방, 자수자들의 자수 동기, 의혹이 제기된 (주)세모 및 정치권의 관련 여부 등이었다.

그 해 8월 20일 대전지검이 밝힌 종합수사결과는 이랬다. 당시 사라졌던 총무과장 노씨 등 3명이 사건 이전에 계율을 어겼다는 이유로 살해돼 대전공장에 암매장된 상태였고, 이들이 끌어들인 사채가 170억대에 달했다는 것.

그러나 사인과 관련해서는 집단 자살이라는 당초 수사결과를 재확인 했고, 오대양의 배후로 지목됐던 종파인 구원파(기독교복음침례회)의 중심인물이자 5공의 비호속에 성장한 것으로 알려진 세모의 사장 유병언씨의 직접적인 관련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유씨가 자신과의 관련성을 불식시키기위해 오대양 관련자들이 뒤늦게 자수하는 과정에 개입했다는 정도였다.

결과적으로는 이때의 수사 결과도 큰 진전을 보진 못한 것이었으며, 아직까지도 여러가지 추측과 의문만이 과거 속 사건을 맴돌고 있을 뿐이다./이종섭 기자 nomad@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3.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선배시민이 지구를 지킨다’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