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문화예술의전당(이하 전당)의 내년도 공모사업 범위를 극단적으로 음악 분야로 좁히는 듯한 계획을 확정해 지역 예술계가 술렁이고 있다.
21일 전당에 따르면 지난 2004년부터 5년간 지역 공연단체에게 한정됐던 스프링페스티벌을 ‘대전공연예술 공모사업’으로 변경하고, 3~4월로 한정했던 공모 선정작 공연 기간을 연중으로 풀었다.
이로써 내년부터 봄과 가을을 중심으로 열렸던 스프링페스티벌과 그랜드 페스티벌의 명칭은 ‘대전국제공연예술제’와 ‘대전국제음악제’로 변경될 전망이다.
응시자격도 단체에서 개인까지 확대하고, 기존의 전당 기획 공연인 뉴 아티스트 콘서트를 차세대 예술가 부문(음악ㆍ연극ㆍ무용)에 포함시키고 별도로 창작분야(음악), 한국음악 부문 등을 신설키로 했다.
하지만 음악이외 타 장르 지역 예술계에서는 사업예산 3억 2700만원 가운데 음악장르가 차지하는 예산은 1억 4700만원으로 음악중심의 구조조정이라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기존 스프링페스티벌은 예산 3억원 범위내에서 지역 음악, 무용, 연극 등 전문 공연단체에게 공연 여건과 기회를 제공했지만 변경되는 공모사업은 비슷한 예산으로 대전국제음악제(현 그랜드페스티벌)까지 나눠야 하기 때문에 연극이나 무용장르가 소외될 수밖에 없다는 게 연극, 무용 쪽 인사들의 불만이다.
기존 페스티벌 명칭과 제도를 바꾼 것에 대해서도 관장이 기존의 사업을 입맛대로 바꾸는 사례를 남기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스프링페스티벌과 그랜드 페스티벌이라는 명칭은 전당 개관 5년간 전국적으로 홍보했던 ‘전당의 브랜드’이었음을 강조했다.
지역 예술계의 한 인사는 “현 관장이 음악전문가임을 알지만 전당 공모사업도 음악중심으로 바꾸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지역 전문공연단체들의 자생력 강화라는 취지아래 실행됐던 스프링페스티벌은 대전국제공연예술제로 변경하는 것은 지역 예술가 홀대”라고 강조했다.
전당 공연사업팀 정연일씨는 “명칭변경은 지난 스프링페스티벌 결산 토론회에서 충분히 설명한 사항”이며 “그동안 스프링페스티벌을 놓고 제기했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변화를 준 것”이라고 말했다./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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