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사교육비 Zero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정]사교육비 Zero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교육단상]김정 대전괴정고등학교 교사

  • 승인 2008-10-21 00:00
  • 신문게재 2008-10-22 20면
  • 김정 대전괴정고등학교 교사김정 대전괴정고등학교 교사
▲ 김정 대전괴정고등학교 교사
▲ 김정 대전괴정고등학교 교사
언제부터인가?
‘사교육비 절감’이라는 단어와 그 ‘실태조사’는 끝없이 우리 주변을 맴돌고, 그 대책 또한 만만치 않다. 사교육비가 무서워 조기유학의 붐을 타고 ‘기러기 아빠’가 생기고, 이제 경제가 어려워지니 달러 대기가 힘들어 학업을 포기하니 어쩌니 세상이 야단이다.

유가가 상식을 넘은지 오래고, 기업들이 원자재 값 상승에 허덕이며 버티기가 힘들다고 한다. 가정에서도 모든 것을 아끼고 긴축한다. 그러나 유독 최후까지 놓지 못하는 부분이 바로 교육비인 듯하다. 우리는 대대로 자식에게만은 아끼지 않았다.

며칠 전.
미술 선생님께서 먹을 것을 잔득 안고 교실로 향하는 것을 보았다. 일상적 일과는 오후 6시가 되면 방과후학교가 끝나고 저녁을 먹은 뒤 7시에 자율학습이 시작된다. 2학기 들어 ‘사교육비 Zero 프로그램’이 도입되어 방과후학교가 끝나도 아이들은 각기 동아리 형태의 수업반으로 나눠져 공부를 한다.

일반 교과를 중심으로 한 강좌와 함께 음악, 미술, 체육, 논술, 면접대비 등 다양한 형태의 동아리 학생들이 선생님들과 함께 늦은 밤까지 열심이다.

저녁을 먹었어도 돌아서면 배고플 왕성한 식욕의 아이들이다. 밤늦게 공부하니 아이들 배고플까 걱정되어 이것저것 먹을 것 준비해서 교실로 올라가시는 선생님. 무심코 마주친 모습이 생각할수록 아름답다.

누구나 성적을 올리고자하는 데는 아무 이론이 없다. 마구 돈을 쏟는다고 마냥 성적이 올라가는 것인지는 자못 궁금하다. ‘굳이 늦은 밤 먼 길 찾아 가지 않아도 할 수만 있다면’하는 아쉬움은 끝이 없다.

길은 다양하리라 생각한다. 교육방송도 있고 수많은 인터넷 강의도 있고 또 마음만 먹으면 학습의 장은 수없이 많다. 학습기기 또한 다양해져 아이들이 공부하는데 시공을 초월한 지는 이미 오래다.

그러나 학습효과도 애정이 없으면 반감하는 법, 지금 우리 아이들에겐 진정한 사랑과 애정이 필요하다. 듣고 말하고 질문하고 답하고 또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 사이의 온정이 훨씬 절실하다.

‘사교육비 Zero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자율학습시간에 이루어지는 여러 형태의 학습, 아이들 배고플까 간식이라도 챙기고 싶어 하시는 선생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열강하시는 선생님과 또 아이들, 비싼 수강료와 시간 때문에 경험해 보지 못했던 예체능 프로그램의 운영, 이런 일련의 모습을 보면서 그나마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학교가 끝난, 늦은 시간에 다시 학원으로 향해야 하는 많은 아이들이 이젠 집으로 향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니 마음 한편이 편안하다.

오늘도 아이들은 밤낮 할 것 없이 책상에서 씨름하는 것이 현실이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방법이 있다면 무엇이든 어떤 희생이든 감수하며 노력하는 것이 우리 아이들이요 학부모님들이다.

‘사교육비 Zero 프로그램’이 얼마만한 효과를 거둘지는 여러 각도의 검증이 있은 후에나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프로그램이 더 다양하게 운영되어, 아이들이 학교가 끝나고 또 밤길로 학습의 장을 옮기며 고생하는 모습이 줄어들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2. "내 아기 배냇저고리 직접 만들어요"
  3. "우리는 아직 청춘이야"-아산시 도고면 주민참여사업 인기
  4. (주)코엠에스. 아산공장 사옥 준공
  5. 아산시인주면-아름다운cc, 나눔문화 협약 체결
  1. (재)천안과학산업진흥원, 2024년 이차전지 제조공정 세미나 개최
  2. 천안문화재단, '한낮의 클래식 산책-클래식 히스토리 콘서트' 개최
  3. 충남 해양과학고 김태린·최가은 요트팀 '전국체전 우승'
  4. 천안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대응 총력
  5. 천안시, 직업소개사업자 정기 교육훈련 실시

헤드라인 뉴스


`15억 원 규모 금융사기`…NH농협은행서 발생

'15억 원 규모 금융사기'…NH농협은행서 발생

NH농협은행에서 15억 원대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NH농협은행은 25일 외부인의 사기에 따른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사고 금액은 15억 2530만 원, 사고 발생 기간은 지난해 3월 7일부터 11월 17일까지다. 손실 금액은 확정되지 않았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해당 차주는 서울의 한 영업점에서 허위 임대차계약서를 제출하고 부동산담보대출을 과도하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은 이번 사고가 외부인에 의한 사기에 따른 것으로 보고, 수사 결과에 따라 형사 고소나 고발을 추가로 검토할 예정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수사기관..

이장우 대전시장 "유성구 트램으로 더 발전 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 "유성구 트램으로 더 발전 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은 자치구 방문행사로 대전 발전의 핵심 동력인 유성구를 찾아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을 통한 유성 발전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25일 유성구 청소년수련관에서 정용래 유성구청장과 구민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민선 8기 2년간의 성과를 공유하고 자치구 현안과 구민 건의사항에 대한 지원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28년만에 착공을 앞둔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을 설명했다. 이 시장은 "시에서 했던 일들 중 가장 무기력했고 시민들에게 큰 피해를 줬다고 평가받던 도시철도 2호선 사업이 기본계획이 수립된지 28년만인 다음달 말..

충청권 기름값 2주 연속 오름세 `이번주가 가장 싸다`
충청권 기름값 2주 연속 오름세 '이번주가 가장 싸다'

충청권 기름값이 2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특히 다음 달 유류세 인하 폭 축소가 예정되면서 운전자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20∼24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직전 주 대비 리터당 1.47원 상승한 1593.06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경유도 0.83원 오른 1422.31원으로 나타났다. 10월 둘째 주부터 2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지만, 상승 폭은 다소 둔화됐다. 대전·세종·충남지역 평균가격 추이도 비슷했다. 이들 3개 지역의 휘발유..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4 전국 어르신 가족사랑 파크골프대회 ‘성료’ 2024 전국 어르신 가족사랑 파크골프대회 ‘성료’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