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국내 최초로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러플린 총장이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것이라는 기대 속에 취임했지만, 2006년 3월 임기 연장을 하지 않을 것을 이사회가 결의하면서 러플린 총장은 할 말이 많았지만, “세상에 영웅은 없다. 영웅은 바로 여러분이 되어야 한다.”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그리고 혜성처럼 나타난 서남표 총장은 취임 1년만에 개혁에 성공하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지금 카이스트에 돌풍을 일으키면서 IMF 보다 더 어려운 시기라는 지금, 많은 기업들의 특강 1순위 강사로 손꼽히는 분이다.
서남표 총장은 미국 국립과학재단 부총재와 미국 MIT 기계공학과 학과장을 지내면서 개혁리더쉽과 노련한 행정능력을 인정받았던 해외파 교수이다.
국내에서는 그리 언론에 노출되지 않았지만, 해외 언론에서 서남표 총장과 카이스트를 다룬 기사를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사이언스>지에서도 2007년 11월 30일자 인터넷판에서 <‘MIT 공학자, 한국 교육계를 뿌리째 흔들다.’라는 제목으로 서총장이 펼쳐온 혁신적인 조치들에 대해 ‘전통에 얽매인 시스템을 뒤흔들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미국 명문대학을 비롯한 과학기술계에 카이스트 경계경보령을 내렸다. 카이스트발 개혁 쓰나미가 태평양을 건너 미국 등 외국에까지 엄청난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라는 기사를 내보냈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윤희일씨 경향신문 기자이면서 카이스트를 비롯해 대학교육 분야를 18년동안 담당하면서 서남표 총장을 수 차례 인터뷰하고 카이스트 의 개혁과정을 면밀히 취재하면서 서남표 총장의 행적을 취재하면서 카이스트가 1년 여만에 급성장한 원동력이 무엇인지 글로 남겼다.
서남표 총장은 가만히 있어도 정년이 보장되는 교수들에게 뻔한 연구를 하려면 나가라고 경고한 후, 테뉴어(정년 보장)를 신청한 교수 38명 가운데 15명을 대거 탈락시켰다.
그러면서 “세계적인 수준의 능력을 갖고 있는 카이스트 학생들을 데리고 세계적인 대학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그것은 모두 교수들의 책임”이라고 매서운 지적을 하면서 교수들을 이끌었고, 특히 연구 성과가 뛰어난 교수에게는 나이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정년을 보장해주겠다고 선언함으로써 그는 개혁 반대 의견을 잠재울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무료 교육이 당연시 됐던 KAIST의 원칙을 깨고, 공부 안 하는 학생들에게는 등록금을 받겠다고 선언했다.
즉, 2007년 신입생부터 평점 3.0 이상은 장학금 100퍼센트 지급, 3.0미만-2.0 초과는 수업료 일부 징수, 2.0 미만은 수업료 전액 600만원을 징수로 요약되며, 실제로 2007년에 입학한 학생중 32.8%인 211명에게 4억 7,568만원의 수업료를 부과했다.
설머설마하던 학생들은 큰 충격을 받았고 이 두 ‘사건’은 대학사회를 발칵 뒤집었다. 찬반양론이 쏟아져 나왔지만, 대부분은 기득권을 깨버리고 분발을 촉구하는 서남표 총장의 신선한 행보에 공감을 표명하는 경우가 많았다.
2007년 12월 카이스트의 공대,자연과학대 교수들이 커다란 보따리를 하나씩 들고 미국을 찾았다. 서 총장이 우물안 개구리로는 안된다며 외국 대학들을 찾아 공부하고 오라고 특명을 내렸기 때문이다.
신입생 선발과정도 확 달라졌다.
‘뻔한 학생보다는 튀는 학생을 뽑자’는 취지아래 연극, 노래, 연구발표등을 통해 창의력을 보여줄 것을 요구하는 인성 면접이 시험점수보다 당락을 좌우한다. 이 뿐 아니라 인문학이나 예술을 전공한 학생들을 편입생으로 뽑기 시작해 머지 않아 할리우드에 카이스트 졸업생들이 포진할 날이 멀지 않았다. 더구나 올 해 최초로 실업계 고교 출신 학생이 신입생으로 선발되는등 지금 카이스트는 엄청난 변화를 일으키고 있으며, 한 언론에서는 이런 기사로 그를 평가했다.
‘전임 러플린 총장 시절 같았으면 테뉴어심사 대거탈락이라는 사태에 교수들의 연판장이 돌고 비상총회가 소집될만한 폭탄같은 조치다. 또 등록금 유료화 조치는 웬만한 대학이라면 총장실 점거 농성 사태로 불러올만한 일이다. 하지만, 지금 카이스트에선 박수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이런 것을 가능하게 한 총장의 리더쉽은 완급 조절, 대학 이해 당사자 설득 능력, 솔선수범의 자세가 그의 리더쉽의 요체라고 주변에선 평한다.‘
실제로 KAIST의 지칠 줄 모르는 개혁 행진은 대학 사회를 넘어 KAIST가 소재한 대전시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서남표 총장은 취임 직후 외지인의 눈에서 문제점을 파악해보고자, KAIST의 최연소 여성 교수인 메리 캐서린 톰슨에게 불편한 점이나 불합리한 부분 등을 보고해달라고 했다. 톰슨 교수는 이에 사소한 부분까지 담은 충실한 보고서를 냈고 KAIST는 학교 주변에 내외국인들이 어울려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는 ‘인터내셔널 존’을 조성하기로 했다. 대전시는 KAIST의 설득에 힘입어 ‘KAIST 주변 지역을 서울 이태원만큼 만들겠다’는 의지를 내보이며 이를 실천에 옮기고 있다.
주어진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거대한 개혁의 밑그림을 그린 후 세부적인 사항까지 하나하나 치밀하게 체크해 가며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서남표 총장, 그의 대담하면서도 섬세한 추진력을 생생하게 담고 있는 이 책은 어려운 상황을 뚫고 확실한 성과를 내야 하는 우리 사회 모든 조직들이 새로운 발전의 활로를 찾아가는 데 커다란 영감과 명확한 지침을 안겨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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