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하(사진·한남대 문예창작과 교수) 시인이 등단 20년을 되돌아 보고 미래를 모색하는 첫 시선집 ‘어둠만이 빛을 지킨다(천 년의 시작).’를 펴냈다.
1987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한 김완하 시인의 시선집에는 1992년 첫 선을 ‘길은 마을에 닿는다’부터 ‘그리움 없인 저별 내 가슴에 닿지 못한다(1995)’, ‘네가 밟고 가는 바다(2002)’와 지난해 출간된 ‘허공이 키우는 나무’ 등을 담았다. 시인은 그의 역작 가운데 140편의 시를 엄선했고, 수록시를 시집 발간의 역순으로 배치해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형식을 취했다.
김 시인은 "첫 시집은 객관적인 자연과 생명의 미학 등을 담았다면 지난해 발간된 ‘허공이 키우는 나무’는 주관적인 소재를 삼았다"며 "지난 20년간 걸어온 자취를 되돌아 보면 객관에서 주관으로, 자연에서 일상화된 삶과 역설의 미학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시도 변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 첫 시선집의 제목도 ‘어둠만이 빛을 지킨다’.
김 시인은 "통상 우리는 빛을 추구하고 살지만 상대적으로 어둠도 많이 따르는 것이 우리 삶"이라며 "우리생은 어둠과 빛 사이의 조화를 보려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80년대 문학 청년기에서 밀레니엄 시대를 지나온 50줄의 김 시인은 지난 시간을 되돌아 보고 한계와 가능성을 바탕으로 새롭게 도약을 기획하고 있는 것이다.
21세기 한글 문학에 승부를 걸어야 겠다는 김완하 시인은 "시인은 모국어를 갈고 닦고 완성시키는 모국어 첨병역할을 해야 한다"며 "글로벌 시대 한글의 가능성에 대한 시 세계에 대해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한편 1987년 문학사상을 통해 등단해 4권의 시집과 신동엽 시연구 등을 출간한 김 시인은 소월시문학상 우수상과 제12회 시와시학 젊은시인상을 수상했고 현재 ‘시와정신’ 편집인 겸 주간을 맡고 있다. /권은남 기자 sil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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