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리로 유학 간 지 10년 여 만에 고국 무대에 선 테너 박성규(사진·32)씨.
그는 지난 2~5일까지 선보였던 오페라 ‘토스카’에서 명문가 출신의 화가 마리오 카바라도시역을 맡아 첫 고국 무대에 섰다.
그는 대전출생으로 삼육초, 삼육중을 나왔으며 부모님은 현재도 대전에서 거주하고 있다.
삼육대 음악과 졸업하자마다 이태리로 유학을 떠나 밀라노 베르디 국립 음악원을 졸업했으며 이태리를 중심으로 유럽전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01년 이탈리아 레온카발로 국제 콩쿠르 1위, 2004년 라보 국제 콩쿠르 1위, 2005년 마르세유 오페라 국제 콩쿠르 1위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은 오페라의 고향에서 그가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는 “젊고 적응을 잘하는 편이라서 특정한 배역보다는 다양한 배역에 캐스팅되고 있다”며 “소리보다는 그 역을 잘 소화하는 성악가로 평가받고 싶다”고 말했다.
누나의 피아노 치는 모습이 부러워 6살 때 피아노를 취미로 시작했으며 고등학교에 들어가 본격적인 성악을 배우기 시작했다는 그는 고1때 손수 중창단을 결성하는 등 성악의 열의를 보였지만 대학교시절 심한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성악가의 길로 가기로 결정했던 대학교 시절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과연 저의 노래실력으로 유학을 가서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두려움이 커기 때문이죠. 하지만 지도교수님이 충분한 실력이 저에게 잠재돼 있음을 각인시켜 주셨고 저도 용기를 갖게 됐습니다.”
‘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떠난 이태리유학이었지만 그에게도 넉넉하지 못한 경제사정이 때로는 힘들었다고 말했다.
각종 콩쿠르 입상 상금으로 레슨비를 메우기도 하고 임대료도 지불했던 그는 집안 형편이 풍요롭지 않으면 음악을 될수록 하지 말라는 충고하고 싶다고 했다.
“이번 공연을 보고 ‘생각보다 더 잘하다’며 자랑스럽게 여겨 주신 부모님과 이번 작업을 통해 친분을 갖게 돼 국내 제작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기회가 되면 좋은 작품으로 다시 대전을 찾고 싶기도 하네요.”/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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