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섬김의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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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홍철]섬김의 리더십

염홍철 한밭대 명예총장, 정치학박사

  • 승인 2008-10-20 00:00
  • 신문게재 2008-10-21 20면
  • 염홍철 한밭대 명예총장염홍철 한밭대 명예총장
▲ 염홍철 한밭대 명예총장, 정치학박사
▲ 염홍철 한밭대 명예총장, 정치학박사
성공하는 리더의 리더십 실천지침서를 낸 바 있는 하버드대 로널드 하이페츠의 말처럼 대통령, 장군, 그리고 CEO만이 리더는 아니다. 비록 소규모이지만 팀 분위기를 바꾸려는 팀장, 고객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영업사원이나 자녀의 습관을 바꾸려는 부모도 훌륭한 리더이다. 따라서 진정한 리더십은 일터와 가정에서, 그리고 공동체에서 생활하는 순간, 순간 필요한 것이다. 그만큼 리더십은 집단의 특성에 따라 가변적이기 때문에 사람과 사물에 대한 통찰력과 융통성은 물론 자신의 감정과 깊이에 대한 깨달음이 있어야 된다.

그러나 그 깨달음의 과정이 늘 순탄하지만은 않다. 오히려 끊임없는 도전과 시행착오, 그에 따른 실패와 좌절이 있으므로 해서 자신과 타인에 대한 깨달음의 지평이 넓어지고 그만큼 리더십도 견고해진다. 결국 훌륭한 리더십은 도전에 대한 열정, 결과에 대한 겸허함, 갈등을 용해하는 용광로에서의 연단을 거쳐야 한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자의 한사람으로 추앙받는 아브라함 링컨은 사실 실패와 불행으로 점철된 인생을 살았다. 초등학교를 9개월밖에 다니지 못했고, 파산으로 17년간 빚을 갚아야 했으며, 7번이나 선거에서 낙선했다. 어렸을 때 어머니를 잃었고, 누나도 잃었고, 약혼자도 잃었으며, 결혼해서는 두 아들마저 잃었다.

그가 한 소녀의 권유로 턱수염을 기르고 대통령에 당선된 후 그를 지독하게 조롱하고 무시했던 정적인 스탠턴 변호사를 국방장관에 앉혀 남북전쟁과 그에 따른 국난을 극복한 관용의 리더십은 자신과 타인, 그리고 국가와 국민을 진정으로 섬기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깨달음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스탠턴은 암살당한 링컨의 시신을 붙들고 “여기 가장 위대한 사람이 누어있다”고 통곡했을 정도로 원수를 자신을 가장 존경하는 최측근으로 만든 것이다.

링컨은 강력한 카리스마가 아니라 정치적 원수도 감싸않는 포용과 배려, 시련을 딛고서는 의지와 용기 있는 도전으로 결국 위대한 미국의 초석을 다졌다.

소심한 성격에 자주 심하게 앓아 누었던 테오도르 루즈벨트 대통령도 대학생 때 부친을 여의고 결혼 3년 후에는 어머니와 아내가 같은 날 죽는 비운을 겪었지만 그도 이 시련을 통해 위기의 미국을 세계 최강으로 바꾼 지도자의 한 사람이 되었고, 젊은 시절 병원에서 죽을 고비를 넘겼고 결혼에 실패하였으며 연기자로서도 성공하지 못했던 레이건 대통령도 고난과 실패를 넘어선 리더십의 소유자이다.
굳이 미국이 아니더라도 우리나라를 빛낸 위인들이나 다수의 역대 대통령들도 역경을 이겨낸 지도자들이다.

위대한 사람은 고난의 시기를 통해 더욱 성숙한 인격을 다듬는다. 그들은 이 기간 동안 수많은 갈등과 번민, 비난과 질시로 상처받은 영혼을 관용의 용광로에서 용해시킨다. 불순물이 섞인 재료들을 녹여 순수한 새 원료를 만들듯이 자신의 아픔은 물론 타인과 사회에 대한 온갖 때 묻은 감정들을 새로운 깨달음으로 승화시킨다.

이 과정을 거친 리더십이라야 비로소 편견과 편파를 극복하고 세상의 아픔을 감싸는 포용의 리더십이요 더불어 함께하는 섬김의 리더십이 될 수 있다.

고난과 시련은 누구에게나 있다. 겪는 사람에게는 큰 고통이자 불행이다. 많은 경우 그 때문에 아집과 편견에 사로잡히고 이웃과 세상이 미워진다. 그러나 이를 넘어 다시 도전하는 불굴의 열정과, 적대와 비난마저 용해시켜 포용하는 관용과, 그리고 자신의 과거를 거울삼아 소외된 사람이나 어려움에 직면한 사람을 진정으로 섬기는 겸허함이 더해진다면 그 고난과 시련은 역사의 빛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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