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서울 백마고지 참전전우회 소속 석종철(83)씨는 군문화축제와 지상군페스티벌 행사장을 찾아 후배들이 만들어 준 군번줄을 목에 걸며 환희와 애정이 서린 말을 토해냈다. 축제장의 ‘인식표(군번줄) 만들어주기’코너에서다.
이 코너는 이번 축제에서 노병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으로 자리잡았다. 코너장에서 참전노병들은 지난 날을 회상하며 삼삼오오 이야기꽃을 나누면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삶과 죽음의 현장인 전장터에서 자신의 신분을 증명해주는 유일한 인식표인 군번줄.군번줄은 참전노병들에겐 일반 관람객들이 기념품 하나 받아가는 공짜 군번줄이 아닌 지난날의 영광이자 증거였던 것이다.
한국전쟁 당시 가장 치열한 전투 중 하나이자 승리한 전투로 평가받는 다부동전투에 참전했던 조명수(82·대구)씨는 “내 생애 최고의 선물”이라며 군번줄을 목에 걸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번 축제기간 동안 70여개가 넘는 예비역단체들이 육군의 초청으로 6000여명이 넘는 노병들이 계룡대 영내와 축제장을 견학하고 행사장에 마련된 다양한 코너에서 영광스러웠던 추억을 새겼다./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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