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17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과 '2008 삼성PAVV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연장 14회 신명철의 결승 2타점 2루타에 힘입어 7-4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삼성은 전날 1차전 역전패를 설욕하며 PO 1승1패 호각을 이뤘다. 연장 11회 대타로 투입된 신명철은 4-4로 맞선 14회 천금의 결승타를 때려내며 경기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마무리 오승환은 팀의 8번째 투수로 나와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두산은 9명 투수를 쏟아붓는 물량공세를 펼쳤지만 초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뼈아픈 역전패를 안았다. 마지막에 나온 신예 이용찬이 14회 신명철, 박한이에게 연이어 2루타를 맞고 무너졌다.
양 팀은 18일 이동일을 갖고 오는 19일부터 삼성 홈인 대구에서 3~5차전을 치른다.
대혈전이었다. 오후 6시 1분 시작된 경기가 5시간 7분이 지난, 11시가 넘어서야 끝났다. 대혈전이 벌어진 만큼 기록도 풍성(?)했다. 역대 PO 최다이닝(종전 12회), 최장시간 기록(종전 4시간 25분)도 가볍게 넘어섰다. 간신히 역대 PS 최장시간(5시간 15분)에는 못 미쳤다.
두산은 역대 포스트시즌(PS) 한 팀 최다 투수 출장기록을 세웠고 양 팀 합계도 종전 15명을 경신했다. 두산은 역대 PO 1경기 최다볼넷 타이(10개)의 불명예도 세웠다.
신명철이 아니었다면 경기가 언제 끝날지도 몰랐다. 7회 4-4 동점이 된 뒤 '0의 행진'이 6이닝 동안 이어진 연장 14회. 신명철은 2사에서 채태인-김창희의 연속안타에 이은 2사 1, 2루 기회를 맞았다.
두산은 금민철에 이어 히든카드로 꼽은 이용찬을 마운드에 올렸다. 신명철은 볼카운트 0-1에서 이용찬을 두들겨 좌월 2루타를 날리며 주자 2명을 불러들였다. 힘을 잃은 이용찬은 박한이에게 중월 2루타로 1점을 더 내주며 무너졌다.
두산으로선 번번이 득점 기회를 놓치면서 역전패를 자초했다. 9회 무사 1루에서 채상병의 희생번트가 강하게 굴러 1루 주자 이대수가 횡사했다. 이어 전상렬이 중전안타를 때렸지만 믿었던 이종욱이 1사 1, 2루에서 투수 앞 병살타를 때려 기회를 날렸다.
연장 11회도 기회가 있었다. 선두타자 김현수가 3루 쪽 안타로 출루했지만 번트 대신 강공을 택한 두산의 작전이 실패했다. 최준석이 우익수 뜬공을 친 데다 김현수가 2루로 언더베이스하다 횡사하면서 스스로 찬물을 끼얹었다.[노컷뉴스임종률 기자/중도일보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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