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의료기관에 따르면 하루 일교차가 20도 가까이 벌어지면서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가 부쩍 늘었다. 각 의료기관을 찾는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는 지난달에 비해 30∼4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초부터 갑자기 많아진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는 급성으로 악화되면 갑자기 숨이 차거나 기침, 가래가 심해진다.
초기에는 장기간에 걸쳐 기침이나 가래, 경미한 호흡곤란 등을 호소하게 되고, 중증이 되면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촛불을 끄기 힘들 정도로 호흡량이 부족해진다. 심한 경우 잠을 못자 탈진 상태에 이르게 되고, 의식이 혼미해져 혼수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을지대 병원에는 이번 주 들어 매일 20명의 만성폐쇄성폐질환자가 찾아오고 있다. 대전성모병원도 고열과 기침 증세를 호소하는 폐질환 환자가 지난달 말 하루 2∼3명에서 이번 주는 20명 가까이 늘었다. 대전선병원도 지난달만 해도 거의 없던 폐질환 환자가 지난주부터 부쩍 늘기 시작했다.
대전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김명숙 교수는 "만성폐쇄성폐질환은 기관지에 염증이 지속돼 기관지벽이 두꺼워지고 기관지가 좁아지는 질환으로, 40세 이상 성인 10명 가운데 1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지만 증상을 느끼면 이미 중증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만성폐쇄성질환은 일교차가 심한 날씨 환자의 90% 이상이 흡연과 관련이 있을 정도로 흡연이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된다"고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을지대 병원 호흡기내과 한민수 교수는 "기도폐쇄는 수년에 걸쳐 서서히 발생하는데,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다가 호흡곤란이 발생하면서부터 그 이후로 급속하게 악화된다"며 "한번 손상된 폐기능은 다시 회복되기 어렵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해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치료의 관건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특히 만성폐쇄성질환 환자들은 독감이나 폐렴 등의 호흡기 감염에 걸리면 증상이 갑자기 악화돼 협심증, 심근경색증 같은 관상동맥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환자들은 독감 예방백신을 맞고 폐렴구균에 대한 예방접종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조양수기자 coolj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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