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종합3위 선전… 지역민 자긍심 고취
1979년 10월 12일 전국에서 27개 종목 1만 2000여 명의 선수가 참여하는 제60회 전국체육대회가 대전에서 개최된다. 60년, 회갑을 맞는다는 의미에서 ‘갑년(甲年)체전`으로 불린 이 대회는 대전과 충남의 체육은 물론 지역 발전을 크게 앞당긴 쾌거로 평가되고 있다.
각종 체육기반 시설과 지역 체육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는 계기가 됐으며, 지역 경제 발전의 측면에서도 상당한 파급효과를 가져 왔다. 또 한국 체육의 60년사를 갈무리하는 역사적인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는 점에서 지역민에게는 커다란 자긍심과 자신감을 심어준 계기였다.
▲ 1979년 제60회 전국체육대회 개막식 모습.<사진으로 보는 대전시사> |
제대로 된 경기장 하나 없는 열악한 기반 시설이 문제였다. 당시 논밭이 있던 자리에 흙으로 제방을 쌓듯 만들어 놓은 공설운동장은 갑년체전이라는 큰 행사를 치르기에는 궁색하기 이를데 없었다. 새로운 종합운동장 건설에 착수하지만, 개최 직전에 가까스로 준공을 보기까지 완공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에 이르는 등 우여곡절을 겪게 된다.
사정은 이랬다. 1977년 시공사로 선정된 동서건설이 다음해 부도를 맞으며 공사가 중단되기에 이른 것이다. 다급해진 충남도는 새로운 시공사 물색에 나서지만 지역 업체는 물론 국내 굴지의 건설회사들까지 도저히 공기를 맞출 수 없다며 손을 들었다. 자칫 개최지를 타 시도에 내줘야 할 판이었다. 이때 계룡건설이 공사에 뛰어든다.
다들 완공자체를 반신반의한 가운데 공사 도중 전광탑이 붕괴되는 등 난관은 계속됐다. 밤낮 없는 공사가 진행됐고, 결국 현대적 시설을 갖춘 한밭종합운동장은 대회를 불과 일주일여 앞두고서야 준공된다.
이렇게 완공된 한밭운동장은 앞서 1970년 건립된 충무체육관과 함께 지역의 상징적인 체육 기반 시설이자 체육 발전의 요람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갑년체전과 90회 전국체전=주경기장인 한밭운동장이 완공으로 갑년체전을 무사히 치르게 된 충남도는 이 대회에 1274명의 선수단을 출전시켜 종합 3위의 성적을 거둔다. 체육계에서는 이 대회가 지역 체육 발전을 이끈 원동력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앞서 충남도는 1960년 한 차례 대전에서 제41회 전국체육대회를 개최한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갑년체전 이후에는 분리된 대전과 충남에서 각각 1994년 75회 대회와 2001년 82회 대회가 치러진다.
그리고 2009년 대전은 제90회 전국체육대회 개최를 앞두고 있다. 국제 대회 유치는 꿈도 꾸지 못하던 시절, 전국체전 개최는 지역 발전을 10년 이상 앞당긴다고 평가될 정도여서 다들 유치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그 위상이 예전과는 다르겠지만 전국체전은 여전히 국내 최대의 체육 행사라는 큰 의미를 지닌다.
갑년체전을 성공으로 이끈 한밭운동장과 충무체육관도 30여년 만에 새옷을 갈아입을 준비에 한창이다.
대전시는 90회 전국체전에 맞춰 300여 억원의 예산을 투입, 육상보조경기장 건립과 주경기장 및 충무체육관 보수 등 한밭운동장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공사가 완공되면 지역 체육의 상징이자 자랑으로 함께 해 온 한밭운동장 일대는 시민 체육공원이자 현대적 스포츠 파크로 다시 한번 탈바꿈하게 된다. 또 이를 기반으로 한 전국체전의 성공 개최는 다시 한번 지역 체육 도약의 발판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오주영·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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