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문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나노연구단 박사 |
21세기 과학계의 핫 이슈가 된 단어 ‘나노(Nano)는 난쟁이를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 ‘나노스(nanos)에서 유래된 말로, 10억 분의 1을 나타내는 접두어다.
나노기술은 나노미터(10억 분의 1미터) 크기 수준으로 물질을 제어 및 분석하는 기술을 통칭하는 것으로, 장치와 시스템, 재료의 이용, 조작 및 합성 등의 연구를 포함하고 있다.
연구용 생물산업과의 융합으로 큰 성과를 창조했던 나노기술은 대중에게는 낯선 존재였으나, 기능성 식품과 화장품, 세제, 세탁기 및 섬유 등의 나노 관련 상품이 출시되면서 친근한 개념의 크기 단위가 되어가고 있다. 불과 20년 전에 시작된 이러한 나노기술을 통해 물질을 나노 사이즈로 만들면 화학, 물리 및 광학적 성질이 기존의 것과 전혀 다르게 되어 예측하지 못한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
최근 식품산업에서의 나노기술은 그 이용 범위가 점차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Helmuth Kaiser Consultancy에 따르면 나노식품 시장이 계속 성장하여 2010년에는 전세계적으로 2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 예측했다.
이러한 시장 규모의 성장은 식품 나노기술의 성장과 더불어 지구촌 사람들의 삶의 방식이 바뀌어 가고 있음을 나타낸다.
웰빙(well-being)이라는 말이 귀에 익숙해지기도 전에, 개인의 차원을 넘어 환경과 사회까지 고려한 로하스(LOHAS: 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 식의 삶이 우리의 식문화를 점차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지금까지는 맛이 있고 저렴한 식품으로 구매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맛과 경제성에 대한 구매 조건보다 건강을 위한 기능성 식품, 환경을 생각하는 포장 방식을 선호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에 부합하는 식품의 품질 향상기술의 원천은 바로 나노미터 기술 안에 있다.
그렇다면 식품산업에 있어서 나노기술이 주목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모든 생명 현상에 있어서의 작용들은 원자, 분자 간의 반응을 통한 나노의 관점에서 이루어지듯이 우리가 식품을 섭취하게 되면 그 식품의 영양소들이 몸 속에서 여러 효소에 의해 나노크기의 물질로 분해가 되고, 식품에 의도하지 않은 여러 나노물질들과 함께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하여 식품의 여러 나노크기의 영양소에 의해 생체 에너지가 만들어지고 몸이 건강해지며 향상된 맛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좋은 점도 있지만, 우리 몸은 환경 호르몬, 농약 및 유해 미생물 등에 의해 여러 질병과 생리학적 이상 작용을 나타낼 수도 있다. 식품공정에 대한 나노기술은 식품의 미세 구조를 변형시켜 식품을 더욱 영양가 있고, 기능적으로 만들 수 있으며 식품의 생산 단가를 낮추는 효과도 가져온다.
특히 영양소를 내포하고 있는 나노캡슐이나 나노전달체는 자연 식품에 영양을 강화시키기 위해 식품에 추가가 가능하고, 미네랄이나 스테롤, 촉매와 같은 나노크기의 영양분은 물에 쉽게 용해되므로 이들이 몸이나 혈액에 주입되면서 흡수가 잘 된다. 이들은 세포에도 잘 들어가 영양분 역할을 하고 뇌에도 흡수가 잘 된다. 또한 기능성 나노입자를 식품에 첨가함으로써 세포로부터 독성 물질의 배출을 돕고, 동맥에 쌓인 지방을 제거할 수 있으며 인체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역할도 한다.
이처럼 우리 생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식생활에 나노기술은 식품산업의 전반적인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 그렇지만 나노기술이 식품에 적용되기까지 안전성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연구도 같은 속도로 병행이 되어야 식생활에의 나노산업이 크게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릴 것이다. 이러한 나노기술이 식품산업에 응용되어 고기능성, 고안전성 식품이 우리 실생활에 적용되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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