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사건]국토 개발에 획 그은 대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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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사건]국토 개발에 획 그은 대역사

■ 삽교천 방조제 준공

  • 승인 2008-10-13 00:00
  • 신문게재 2008-10-14 6면
  • 이종섭 기자이종섭 기자
1979년 10월 29일 준공… 바닷물 막아 담수호 건설
농토확장 용수확보 등 파급효과 막대.휴양지로 부상
박정희 대통령의 최후 공식일정으로 현대사에 기록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충남 도민 여러분! 이 우람한 방조제와 호수는 우리가 지난 2년 10개월 동안 불철 주야 산을 깎고 바다를 막아 쌓아올린 땀의 결정이며, 국토 개발에 있어 또 하나의 우렁찬 개가입니다.`

1979년 10월 26일 당진군 신평면 운정리 삽교천 방조제 준공식 현장에는 ‘역사적 대업`을 기리는 박정희 대통령의 육성이 울려퍼진다. 2년여의 공사 끝에 바닷물을 막아 당시로서는 국내 최장길이의 다목적 방조제와 인공 담수호를 만든 대규모 사업의 완공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이날의 역사적 순간은 박 전 대통령의 생전 마지막 공식 일정이라는 또 다른 의미로 한국 현대사의 한 페이지에 기록된다.

▲ 1979년 10월 26일 삽교천 방조제 준공식 모습.<사진으로 보는 대전시사>
▲ 1979년 10월 26일 삽교천 방조제 준공식 모습.<사진으로 보는 대전시사>
▲박정희 전 대통령 마지막 공식 행사=삽교천 방조제 공사는 박정희 정권 당시 식량 증산을 위해 이 일대에 전천후 농토를 개발하기 위한 삽교천지구 대단위 농업종합개발사업(1975~1983)의 중추적 사업으로 계획된 것이었다. 이 공사의 준공식 현장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참석했을 당시만 해도 이것이 그의 생전 마지막 모습이 되리라고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자연히 생전 마지막 육성 기록으로 남게된 이날 준공식 연설에서 박 전 대통령은 “악조건과 싸우며 새로운 기술 및 공법을 구사해 거대하고 유용한 방조제의 준공을 보게 된 것을 온 국민과 더불어 기쁘게 생각하며, 이 담수호는 식량 증산과 농촌 소득 증대에 크게 이바지 할 것”이라고 감회와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날 현장에서 테이프 컷팅과 기념탑 제막 등 공식 일정을 마친 박 전 대통령은 헬기를 타고 청와대로 향한다. 그리고 그것은 공식 행사에 참여한 그의 생전 마지막 모습으로 남게된다. 같은 날 저녁 박 전 대통령이 만찬을 즐기던 궁정동 안가(安家)에서 역사를 뒤흔드는 총성이 울려퍼진다. 박 전 대통령이 당시 중앙정보부장이던 김재규가 쏜 총탄에 맞아 목숨을 거두게 되고, 유신시대도 종언을 고하게 된 것이다.

▲삽교천 방조제=삽교천 방조제가 비록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역사의 주목을 받긴했으나 지역민에게는 준공 자체가 역사적인 일이었다. 바닷물을 막아 당진군 신평면 운정리와 아산시 인주면 사이를 잇는 3360m의 국내 최대 길이 방조제가 건설됨으로써 저수용량 8400만톤의 담수호가 생겨나고, 이 일대의 고질적인 용수문제가 해결되기에 이른다.

이 대규모 물막이 공사는 당시 당진과 아산, 예산·홍성 등 충남 4개 시군 22개 면지역을 2만 4700㏊에 달하는 전천후 농토로 개발하기 위한 사업의 핵심 공사로 이 일대에 관개용수 뿐 아니라 하루 4만 8000톤의 공업 및 생활 용수의 공급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이전까지 이 일대의 너른 평야는 농업용수 확보의 어려움과 흘러드는 바닷물로 인한 한수해(旱水害) 및 염해에 시달려 왔으며,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시작된 것이 삽교천 방조제 사업이었다. 이 사업은 1976년 12월 착공에 들어가 1978년 4월 최종 물막이 작업에 성공하고, 같은해 10월 역사적인 준공을 보게 된다.

당시 기술 수준 등에 비춰볼 때 이 대규모 공사는 그 자체가 쉽지 않은 것이었다. 그러나 난관을 극복하고 탄생한 삽교천 방조제 공사는 각종 용수확보 외에도 4982㏊의 농토 확장 효과와 함께 방조제 도로 이용으로 서울~당진 간 육로 거리를 40㎞나 단축시키는 부수적인 효과도 가져오게 됐다. 그 밖에 이 일대는 수려한 자연경관을 바탕으로 현재 국민관광지로 조성, 관광 휴양지로도 이용되고 있다. /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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