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식]한국 근현대사 교과서를 보는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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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식]한국 근현대사 교과서를 보는 시각

최동식 충남도교육청 중등교육과장

  • 승인 2008-10-13 00:00
  • 신문게재 2008-10-14 20면
  • 최동식 충남도교육청 중등교육과장최동식 충남도교육청 중등교육과장
▲ 최동식 충남도교육청 중등교육과장
▲ 최동식 충남도교육청 중등교육과장
고등학교용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내용과 관련한 논란이 교육자들은 물론 자녀를 학교에 보내고 있는 학부모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미 내년에 사용할 교과서는 모든 학교들이 선정을 마친 상태이고 인쇄 전에 문제된 내용을 수정하겠다는 교육부의 방침이 남아 있을 뿐이다. 무엇이 문제이고 어떤 기준으로 역사교과서를 판단하는 것이 옳을까?

어떤 정권이 들어서든 학교교육은 정치이념의 영향을 받지 않고 진실과 진리를 가르치는 일에 몰두해야 하지만 인간이 말하는 진리라는 것도 늘 상대적인 기준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논의가 불가피하게 일어나는 것 같다. 역사교과서는 정권의 이념적 성향에 가장 예민한 영향을 받는 교과서 중의 하나인 동시에 역사교육 특히 국사교육이 갖는 중요성 때문에 관심이 더 집중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근`현대사는 가까운 과거이면서 현재의 정치현상과 직접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정치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당시의 정치적인 사건과 아직도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정서적으로도 차분하기 어려운 측면들이 없지 않을 것이다. 지금의 정치적 변화나 발전을 보는 시각도 근`현대사와의 총체적인 연결선상에 이어져 있기 때문에 때로 첨예한 논쟁을 일으키기도 하는 것이다.

문제는 교과서를 중심으로 역사공부를 하는 학생들이다. 성장세대가 배우는 역사와 역사관은 그들의 정체성을 형성하는데 절대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역사교과서의 내용은 교육의 중요한 전제를 벗어나지 않도록 조심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하면 교육이 한 세대의 역사와 문화를 다음 세대에 전수하는 활동이라면 가르치는 사람들이 먼저 자기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긍정적이고 자신있는 자세를 갖출 필요가 있는 것이다. 자랑스러운 역사에 대해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 수 있어야 함은 물론이거니와 상처로 얼룩진 고통스러운 역사에 대해서까지도 애정을 갖고 이를 보듬어 안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왜냐면 교육하는 사람들이 자기가 가르치는 문화내용이 부끄럽고 창피해서 전해줄 만한 가치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면 교단에서 가르칠 이유가 없고 학생들도 그런 교사한테서는 배울 것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역사를 전면적으로 부정하거나 욕된 것으로 치부하고 비난과 공격의 자세를 취하기보다는 담담한 마음으로 사실을 기술하고 거기서 얻을 수 있는 역사적 교훈이 무엇인가를 일깨우는 성숙한 모습에서 역사교육의 전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러한 기준을 염두에 둔다면 기존의 역사교과서 내용의 문제가 무엇이고 어떻게 수정해야 하는가의 문제는 비교적 단순해질 것이다. 교육하는 일에서 판단을 유보하는 자세는 매우 중요하다. 청소년들에게 정치적 신념과 관련된 특정의 역사관을 갖도록 지도하는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으며 오히려 해독이 될 공산이 크다.

열린 눈으로 폭넓고 깊이있게 역사를 읽고 자신의 의식과 판단 능력이 성숙해지면서 스스로 역사관을 형성해 갈 수 있도록 기다리는 자세가 중요할 것이다. 감성을 유도하는 표현보다는 이성의 눈으로 냉철하게 관찰하도록 사실의 기록에 충실하면서 현재의 우리가 서 있는 자리까지 진행되어 온 우리의 역사에 긍지를 지니고 역사의 주인공들에게 경의와 연민을 보내는 한편 때로는 준엄한 교훈을 얻을 수 있도록 기술해야 하는 것이다.

정치적 전환기의 역사교육이 교육의 본질에 충실하고 재미있고 자랑스럽고 또 사랑스러운 것이 되도록 왜곡된 내용들이 바르게 수정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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