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기]공정한 하도급 정착과 상생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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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기]공정한 하도급 정착과 상생협력

[경제칼럼]박원기 공정거래위원회 대전사무소장

  • 승인 2008-10-12 00:00
  • 신문게재 2008-10-13 21면
  • 박원기 공정거래위원회 대전사무소장박원기 공정거래위원회 대전사무소장
▲ 박원기 공정거래위원회 대전사무소장
▲ 박원기 공정거래위원회 대전사무소장
“일거리가 없어 애를 태우고 있던 차에 물건을 납품해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직원들이 휴가도 반납하고 일을 해 겨우 납기에 맞춰 납품했다. 그런데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차일피일 미루면서 납품대금을 주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항의했다가 괘씸죄에 걸리면 그나마 일이 끊길까봐 눈치만 보고 있다.”

최근 한 중소기업을 경영하시는 분이 우리 사무소를 찾아 상담하면서 답답한 마음을 하소연한 내용이다.

중소기업의 60% 정도가 원사업자로부터 위탁을 받아 생산 ` 납품하는 수급사업자인 점을 감안할 때 적지않은 중소기업이 이러한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공정위는 중소 하도급업체들이 거래중단, 보복 등 불이익을 우려하여 신고를 기피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1999년부터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대대적인 서면실태조사를 하여 불공정하도급거래 실태를 파악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법위반혐의가 있는 업체를 선별하여 현장 직권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서면실태조사 결과 1999년부터 2007년까지 17만여 개의 중소 하도급업체가 총 3000억 원에 이르는 피해구제를 받았으며, 현금성 결제비율도 34.8%에서 88.5%까지 개선되었고, 60일이 넘는 장기어음의 결제비율은 60.7%에서 27%로 많이 감소하는 등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납품업체에 대한 부당 납품단가 인하, 서면 미교부 등 하도급법 위반행위가 사라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협력파트너로서 수급사업자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데 기인하는 측면이 크지않나 생각된다.
글로벌시장은 이미 개별기업 간 경쟁에서 시스템간 경쟁, 기업생태계 간 경쟁으로 변화하고 있다. 최종 완제품 대부분이 하도급거래를 바탕으로 생산되고 있어 수급사업자인 중소기업의 기술력과 품질력이 떨어진다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원사업자와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수급사업자들은 적극적 기술투자를 통해 좋은 품질의 부품을 납품하는 반면 신뢰관계가 없는 경우에는 언제 거래가 끊길지 모르기 때문에 기술투자를 회피하게 되고 이는 곧 원사업자의 경쟁력 상실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공정위는 2008.9.29일 한층 강화된 내용으로 하도급법 시행령을 개정하였다. 원사업자는 수급사업자에게 사전에 정해진 방법과 절차에 따라 납품단가를 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의무적으로 제공하도록 하고, 하도급계약서에 납품단가 조정요건과 방법, 절차 등을 기재하여야 하며 이를 위반하면 시정명령과 과징금 등의 제재를 받게 된다. 이와 함께 하도급법 위반행위의 정도와 횟수를 감안하여 과징금을 가중하여 부과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일정한 벌점을 초과할 경우 입찰참가자격 제한 및 영업정지를 관계기관에 요청하게 된다.

그러나 공정한 하도급거래 질서 구축은 하도급법의 엄격한 집행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거래 당사자들이 자율적으로 공정한 하도급거래를 약속하고 이행할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얼마 전 삼성, 현대, SK, LG 등 대기업 그룹차원에서 상생협력 3대 가이드라인 이행, 협력업체에 대한 자금지원, 현금결제비율 100% 유지, 신기술 공동개발 등을 내용으로 하는 하도급 공정거래협약을 체결한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최근 어려운 국내외 경제상황에서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가 동반자로서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반가운 소식을 접하면서, 이를 계기로 우리 지역에서도 상생협력의 공정한 하도급거래 문화가 정착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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