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근]이응노 미술관장 교체는 이벤트?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최영근]이응노 미술관장 교체는 이벤트?

[문화초대석]최영근 한남대 미술학과 교수

  • 승인 2008-10-12 00:00
  • 신문게재 2008-10-13 20면
  • 최영근 한남대 미술학과 교수최영근 한남대 미술학과 교수
▲ 최영근 한남대 미술학과 교수
▲ 최영근 한남대 미술학과 교수
‘이응노 미술관장 1년 만에 교체’라는 기사가 지난 3일 중도일보에서 보도됐다.

그 내용은 ‘첫째, 지난 2월 이응노 미술관에서 작품을 분실했다가 되찾게 된 데에 대한 책임을 묻고 분위기 쇄신을 위해서 교체했다. 둘째, 이 사건으로 박인경 명예관장의 미술관에 대한 신뢰가 손상됐기 때문이다. 셋째, 작품이 분실되었다 되찾은 과정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관장교체가 미술관 운영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줄지 장담할 수 없다. 넷째, 박인경 명예관장이 미술관 인사문제에도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앞으로 미술관 운영에 공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하여 관심이 쏠린다’이었다.

이 보도는 그간 대전 시립미술관과 이응노 미술관 주변에서 떠돌던 어두운 소문들이 사실임을 집약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기사가 주목되는 이유는 미술계와 대전시의 문화행정에서 일찍이 없었던 미술권력의 사유화, 공공행정의 사유화가 암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응노 미술관장의 교체는 그러한 과정에서 일어난 하나의 이벤트일 것이다.

어떤 경우든 명예관장이란 상식적으로, 너무나 상식적으로 예우로 부여하는 자리다. 흔히 명예시민, 명예 1일 시장, 명예 교사 등이 그 예다. 그러나 이응노 미술관 명예관장이 아무런 행정권, 인사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인사문제를 관여하였다고 하는 것은 국가의 행정기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어찌 보면 그것은 미술권력의 사유화 과정에서 나타난 하나의 수순일지도 모른다. 대한민국에 살지도 않는, 어쩌다 한국에 오는 명예관장에게 부정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그런 행동까지 할 수 있도록 하는 작동 원리는 무엇인가? 교체된 이응노 미술관장이 스스로 한 짓이란 말인가? 이 지역 출신 작가들의 미술관 건립이 설왕설래되고 있는 데 그러한 경우에도 이러한 현상이 계속될 것인가?

이응노 미술관장 교체의 외형상 구실이 된 것은 이응노화백 작품 분실소동일 것이다. 작품 분실소동은 이미 알려진 대로 전시된 작품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8×10cm 정도 크기의 모조지 위에 그려진 간단한 스케치 소품이 발견되지 않아 3일후 찾게 된 내부 업무가 특정 언론에 작품분실로 집중 보도된 사건이다.

대전 시립미술관과 이응노 미술관이 대전시의 강도 높은 감사를 받았고 두 관장이 중징계를 받은 이 사건은 막상 중요한, 작품을 은닉한 범인을 찾는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특정 언론에 연속 보도되고, 두 관장이 중징계를 받을 만큼 중대한 사건이었는데도 대전 시립미술관장이나 대전시는 수사의뢰를 하지 않았고 내부 업무를 외부에 제공한 사람들에 대한 파악도 하지 않았다. 범인을 그대로 보호한 것이다. 이 때문에 심지어 누군가의 자작극일 수 도 있다는 의구심이 떠돌게 된 것이다.

대전은 문화예술의 불모지라는 말이 스스럼없이 나오던 시절에 대전시 당국과 많은 지역 미술인들은 대전시립미술관 설립을 위하여 큰 노력을 기울여 왔다. 현재 미술관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개인적인 과욕의 그림자들은 당시 대전시립미술관 설립추진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그리던 모습은 아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2. "내 아기 배냇저고리 직접 만들어요"
  3. "우리는 아직 청춘이야"-아산시 도고면 주민참여사업 인기
  4. (주)코엠에스. 아산공장 사옥 준공
  5. 아산시인주면-아름다운cc, 나눔문화 협약 체결
  1. (재)천안과학산업진흥원, 2024년 이차전지 제조공정 세미나 개최
  2. 천안문화재단, '한낮의 클래식 산책-클래식 히스토리 콘서트' 개최
  3. 충남 해양과학고 김태린·최가은 요트팀 '전국체전 우승'
  4. 천안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대응 총력
  5. 천안시, 직업소개사업자 정기 교육훈련 실시

헤드라인 뉴스


`15억 원 규모 금융사기`…NH농협은행서 발생

'15억 원 규모 금융사기'…NH농협은행서 발생

NH농협은행에서 15억 원대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NH농협은행은 25일 외부인의 사기에 따른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사고 금액은 15억 2530만 원, 사고 발생 기간은 지난해 3월 7일부터 11월 17일까지다. 손실 금액은 확정되지 않았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해당 차주는 서울의 한 영업점에서 허위 임대차계약서를 제출하고 부동산담보대출을 과도하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은 이번 사고가 외부인에 의한 사기에 따른 것으로 보고, 수사 결과에 따라 형사 고소나 고발을 추가로 검토할 예정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수사기관..

이장우 대전시장 "유성구 트램으로 더 발전 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 "유성구 트램으로 더 발전 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은 자치구 방문행사로 대전 발전의 핵심 동력인 유성구를 찾아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을 통한 유성 발전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25일 유성구 청소년수련관에서 정용래 유성구청장과 구민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민선 8기 2년간의 성과를 공유하고 자치구 현안과 구민 건의사항에 대한 지원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28년만에 착공을 앞둔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을 설명했다. 이 시장은 "시에서 했던 일들 중 가장 무기력했고 시민들에게 큰 피해를 줬다고 평가받던 도시철도 2호선 사업이 기본계획이 수립된지 28년만인 다음달 말..

충청권 기름값 2주 연속 오름세 `이번주가 가장 싸다`
충청권 기름값 2주 연속 오름세 '이번주가 가장 싸다'

충청권 기름값이 2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특히 다음 달 유류세 인하 폭 축소가 예정되면서 운전자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20∼24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직전 주 대비 리터당 1.47원 상승한 1593.06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경유도 0.83원 오른 1422.31원으로 나타났다. 10월 둘째 주부터 2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지만, 상승 폭은 다소 둔화됐다. 대전·세종·충남지역 평균가격 추이도 비슷했다. 이들 3개 지역의 휘발유..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4 전국 어르신 가족사랑 파크골프대회 ‘성료’ 2024 전국 어르신 가족사랑 파크골프대회 ‘성료’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