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가 발생한 것은 지난 7월 17일 오후 5시 30분께. 대덕구 덕암동 경부고속도로 하행선을 달리던 흰색 소나타 차량에서 갑작스럽게 불길이 치솟았다.
그러나 이 중 뒷자석에 타고 있던 A(64)씨는 전신에 3도 화상을 입고 의식이 없는 채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열흘 뒤 숨지고 말았다.
소방당국은 당시 화재에 대해 ‘원인 미상`으로 기록했고,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지만 아직까지 사건은 종결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당초 단순한 화재로 보였던 이 사고는 두 달여가 지나도록 그 원인이 밝혀지지 않으면서 갖가지 억측과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경찰은 수사 초기부터 이 사건에 대해 난색을 표시했다. 사고 직후부터 이 사건을 둘러싼 온갖 이상한 소문과 의혹들이 제기됐기 때문.
우선 가장 큰 의문점은 당시 탑승자들의 관계와 석연치 않은 화재의 원인이다. 현재까지 당시 세 명의 탑승자들은 사업 투자 관계로 얽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숨진 A씨가 ‘특허 받은 신물질이 있는데 투자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며`며 제안을 해 이들 3명이 사고 당시 아산의 공장부지를 보러 갔다 돌아오는 길이 었다는 것.
▲누가 고의로 불질렀나=당시 현장 감식을 벌인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최근 ‘차량 이상에 의한 자체 발화는 아니며, 이물질에 의한 화재로 추정되지만 흔적이 남아 있지 않아 발화 물질이 어떤 것인지는 특정하기 어렵다`는 결과를 내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등에 따르면 사고 당일 숨진 A씨가 ‘신물질`이라고 주장했던 미상의 물체를 갖고 차량에 탑승했고, 이것이 화재를 일으킨 인화성 물질이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찰은 사고 당시 차량 조수석에 탑승했던 B(54)씨의 진술을 확보한 상태지만, 가장 큰 열쇠를 가진 A씨가 이미 사망한 상태고, 운전자 C씨는 일관된 진술을 하지 못하고 있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제기되는 또 다른 의문은 당시 화재가 방화에 의한 것일 가능성. 만약 누군가 일부러 불을 질렀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고, 이 사건에 얽힌 배경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이들을 둘러싸고 채권 채무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져 있다는 루머가 퍼지면서 이 사고가 세인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화재 경위는 경찰 수사에서 밝혀지겠지만 이에 따른 의문과 무성한 소문은 쉽사리 가라않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관계자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고, 단순한 사건이 아니기 때문에 뭐라 얘기하기는 힘들다”며 “아직 추가적인 진술 확보 등 조사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만 밝혔다./오주영·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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