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순례]⑤ 동춘당

[대전순례]⑤ 동춘당

소박하고 정다운 대전의 보물

  • 승인 2008-10-13 00:00
  • 신문게재 2008-10-14 23면
  • 박은숙 시민기자.영상 금상진 기자박은숙 시민기자.영상 금상진 기자
위치 : 대전시 대덕구 송촌동 192
지정종별 : 보물 제209호
시대 : 조선시대

대전시 대덕구 송촌동, 예로부터 송 씨들이 많이 살아서 동네 이름까지 송촌(宋村)이 되어버린 이곳에 대전의 보물 동춘당이 있다.

예전엔 집 뒤로 계족산의 힘찬 기운이 스며들고 산기운을 머금은 시냇물도 집 앞을 흘렀을 것인데 지금은 도시개발로 아파트 숲이 들어서고 시냇물 대신 자동차 물결이 지나고 있다.

동춘당은 조선 중후기 학자 송준길 선생께서 거처하던 별당 건물이다. 선생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후의 어지러운 나라를 예로써 바로 세우기 위해 노력하셨던 분으로 우암 송시열 선생과 더불어 양송(兩宋)이라 일컬어졌던 분이다.

선생은 ‘만물과 더불어 봄을 함께 한다`는 동춘당(同春堂)을 호로 삼고 거처하던 별당의 당호로도 사용했다.

현대인들도 집에 문패를 달고 있는데 최근엔 대부분 아파트 생활을 하다 보니 문패마저 사라지고 몇 호라는 표시만이 존재하게 되었지만 옛 사람의 소박한 집에는 대부분 당호를 알리는 편액이 걸려있게 마련이다.

▲ 늘 봄과 같다는 송준길의 호를 따서 이름 붙인 동춘당.
▲ 늘 봄과 같다는 송준길의 호를 따서 이름 붙인 동춘당.
우리는 그 편액을 통해 옛 선비의 삶과 만나게 된다. 그들이 추구했던 삶이 무엇이며 어떻게 스스로를 닦고 더불어 살아왔는지 들여다보게 되는 것이다.

동춘당은 360년 정도 된 건물로 기와와 서까래 같은 것은 개보수 해왔지만 소박하고 정다운 자태만큼은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겨울을 따뜻하게 보냈을 온돌방과 여름을 시원하게 보냈을 대청마루의 절묘한 조화, 퍼즐을 맞추듯 하나하나 정교하게 맞물려 있는 이음새, 방안에 앉아 있을 선비를 배려한 창문의 머름, 기둥을 받치고 있는 보아지에 단정히 새겨져 있는 무늬까지 어느 것 하나 허투루 지은 법이 없다.

게다가 정면과 측면의 문을 처마 밑 걸쇠에 들어 올리면 밖에 있던 소나무와 들꽃, 바람마저 성큼 집 안으로 들어서게 되니 안과 밖을 나누던 벽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동춘당 대청마루에서 쪽빛 하늘과 새와 나무의 향연을 느껴보길 바란다. /박은숙 시민기자.영상 금상진 기자

※ 본 시리즈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 지원으로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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