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불길 실물경제로 옮겨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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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불길 실물경제로 옮겨붙나?

환율.증시.요동… 소비둔화 뚜렷 해외여행 취소 잇따라 업계 울상

  • 승인 2008-10-09 00:00
  • 신문게재 2008-10-10 1면
  • 백운석.이영록 기자백운석.이영록 기자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촉발된 경제위기의 불길이 실물경제로 옮겨붙고 있다.
환율과 증권시장의 변수 등은 여전히 진행형이며 이로 인해 소비마저 크게 둔화되면서 국내경기는 힘겨운 상황을 맞고 있다.

▲서민들 공황상태 = 경제상황이 악화되면서 개인신용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어 가계부실의 뇌관이 되고 있다.

상위 신용등급자들에 비해 저 신용등급자들의 신용등급 하락세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주택담보 대출자들은 이자 부담에 허리가 휜다

연초 7%대를 유지하던 주택대출금리가 10%에 육박하고 있어 고통이 이만저만 아니다. 이자부담이 버거운 일부 대출자들은 집을 팔고 정리하고 싶어도 주택경기 침체 때문에 팔리지 않는다.

자영업자들은 심리적 공황상태는 더욱 심하다. 오락가락하는 정부의 대처방법에 신뢰를 잃은 지 오래고 “나라가 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치권에서는 ‘네탓`공방만 하며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 정부와 여당에서 조차 의견이 분분하게 엇갈리고 있어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현금 확보 사활 = 건설업체는 물론 대다수 기업들이 유동성 현금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실물경기가 예상보다 심각함에 따라 믿을 건 현금 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환율 급등과 주식 폭락 등 경제지표는 연일 악화일로여서 금융권은 부실을 우려해 만기 연장은 고사하고 조기 상환을 요구하고 있어 산너머 산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 위기가 한층 더 확산되면 시발점이 지방 미분양 물량이 많은 중견건설사들의 유동성 위기와 그에 따른 부도 도미노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우려감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위험 회피에 집중하고 있는 중견건설사들은 기존 사업의 내실을 강화하고 신규 사업을 자제하는 등 ‘보수경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는가 하면, 자체사업 부지 등 회사 보유 부동산을 시장에 내놓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해외여행자 취소 러시
환율의 가파른 상승으로 해외여행 계약해지가 속출하고 있어 여행업계가 울상이다.
지역여행업계에 따르면 유류할증료 등 추가부담 요인이 발생면서 해외여행자들의 계약해지가 잇따르는가 하면 여행계약이 급감하고 전화 상담조차 뜸한 상황을 맞고 있다. 단체 여행자들의 계약해지자 대부분은 단체 여행자들이다.

실제, 오는 24일 출발하는 4박5일짜리 일본행 관광상품 계약자의 경우 환율 폭등으로 한달전에 비해 여행경비가 1인당 8만5000원 가량 늘었다.

여행업체들은 환율 폭등에 망연자실하고 있다. 여행객 수가 급감한데다 고객에게 받은 원화를 달러로 바꿔 결제해야 하는 구조라 앉아서 손해를 보고 있기 때문에 요즘 죽을 맛이다. 영세 여행업체는 부도 직전이다.

대전 다우항공여행사 이광영 대표는 “환율 폭등으로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며 “단체계약 해지와 현지지상비 요구로 여행업계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매장 매출 감소
대전의 백화점과 대형할인점 등을 지난달 말을 최고점으로 매출이 바닥을 기고 있다. 백화점 관계자는 “갈수록 더욱 힘들어지는 것 같다”고 귀뜀했다.

추석행사기간 중 2%의 매출신장율을 보였던 롯데백화점 대전점의 경우 지난 3일부터 10일간 가을정기바겐세일에 들어갔으나 지난해와 비교할 때 -5% 역신장했다.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점도 식품관 1개층을 확장 개관했으나 가을정기바겐세일기간 중 매출은 2% 신장하는데 그치고 있다.

타임월드점 관계자는 “매장을 1개층 늘리고도 2% 신장이면 지난해 세일기간보다 오히려 준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대전과 충남도내 대형할인점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소비가 크게 둔화되면서 매출이 하향곡선을 긋고 있어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에 반짝 상승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9일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5.25%에서 5.00%로 0.25%포인트 내린다고 발표한 후 약세를 보이던 국내증시가 반짝 상승했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금리인하가 앞으로 환율 인하 및 증시에 장기 호재로 작용할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나타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5.50원 내린 137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지수는 1300선 회복에 실패했으나 전일 대비 8.20포인트(0.64%) 오른 1294.89로 마감했다. 장중에는 최저 1274.46에서 최고 1324.36까지 급등락하는 등 큰 변동성을 보였다.

하지만 코스닥 시장은 닷새째 내림세를 이어가며 전일 대비 1.63포인트(0.44%) 내린 369.84로 장을 마쳤다./백운석·이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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