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인쇄업은 하는 주덕식씨(52·대전시동구삼성동)
그는 얼마 전 군에 있는 두 아들에게 200장 분량의 편지를 보냈다. 편지 분량이 워낙 많아 소포로 보냈다고 한다.
그 편지를 정리해서 ‘군대에 간 사랑하는 내아들아! 너는 어떤 인생을 살 것이냐?’는 제목으로 책까지 냈다.
이 책에는 부모 자식간을 부모는 채무자, 자식은 악질 채권자로 비유하여 설명한 대목이 눈에 띤다.
그는 “부모는 아들에게 빚을 많이 진 채무자고, 자식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모에게서) 뺏어오는 채권자”라고 했다.
물론 아들이 채권자로써만 행동해선 안 된다. 자식들은 빚을 진 사람처럼 무조건 다 내어주는 부모에게 효도로서 보답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게 진짜 메시지일 것이다.
이 책은 제대 후를 걱정하는 아들에게 들려주는 아버지의 ‘인생 나침반’ 같은 것이다. 이제 곧 삶의 나침판이 필요한 두 아들에게 도움을 줄 아버지의 나침판이다.
주씨는 인쇄업을 하지만 글을 써 본 적이 없다. 일기도 안 써봤다고 했다.
그런 ‘보통 사람’이 단번에 책을 냈다. 지난 5월부터 글을 쓰기 시작, 불과 5개월만에 책 한 권을 뚝딱 낸 것이 그의 주변에선 더 화제다.
그래서 정말 글을 이번에 처음 써 본 것이냐고 물어봤다. 그는 “관공서 인쇄물을 맡을 때 서문 교정을 봐주곤 했는데 그것이 글쓰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 ”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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