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32만명, 국내총생산(GDP) 140억 달러 규모의 아이슬란드는 나라 자체는 작지만 1990년대 중반 자국내 증권시장 형성, 은행 산업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금융계를 성장시켜 유럽 금융 전반에 걸쳐 영향력이 큰 나라다. 자국 4개 은행의 해외채권 규모는 현재 1000억 달러에 달한다.
아이슬란드 화폐인 '크로나' 가치 역시 절반 가까이 추락했다. 이에 아이슬란드 중앙은행은 7일 환율을 1유로당 131크로나 수준으로 조정했다.
게이르 하르데 아이슬란드 총리는 “국가가 파산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나라를 구하기 위한 결정적인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게 악화되자 아이슬란드 정부는 주요 은행 가운데 하나인 카우프씽에 6억8000만 달러를 지급했고 지난달 말에는 국가 3위 은행인 글리트니르를 국유화 한데 이어 7일에는 2위 은행인 란즈방키도 인수했다.
란즈방키 관계자는 “사실상 주식 거래는 중단됐고 은행에서 돈을 인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혀 상황의 심각성을 전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의 정책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당국은 러시아에 구원을 요청했고, 이에 러시아는 54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당국은 이외에도 미국 및 북유럽 국가들에 긴급 자금 지원을 호소했다.
이 같은 아이슬란드 국가 부도 위기는 비단 아이슬란드만의 문제가 아니다. 아이슬란드가 유럽 금융의 허브로 자리한 만큼, 그간 아이슬란드 금융기관 및 은행에서 거액의 투자가 이루어진 탓에 이 같은 위기는 유럽 전역에 걸쳐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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