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희선 중부대 총장 |
우리가 짧은 기간에 이룩하여 세계를 놀라게 한 경제 발전은 주로 노동 집약적인 생산체제와 수출산업 중심으로 후진국들과 경쟁하는데 성공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교육은 이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다. 예컨대 일반대중의 교육열에 힘입어 높은 취학율을 유지해 왔고, 교육을 통해 질 높은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노동집약적인 생산체제에 더 이상 의존하기가 어렵게 되어 있고 이미 상당히 그런 수준을 벗어나고 있다. 우리 주변에는 교육을 통해 그 질을 개선하는데 큰 성과를 거둔 나라들이 많이 생겨났다.
우리가 노동집약적인 체제에서 기술-집약적인 체제로 전환 할수 밖에 없다는 것은 발전의 과정에서 불가피한 단계에 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쟁의 대상이 이제는 후진국들이 아니라 선진국들이며, 몸을 써서 생산하기 보다는 머리를 써서 생산해야 하며, 선진국들이 개발해 놓은 지식과 기술을 그대로 배움으로써가 아니라 자력으로 지식과 기술을 앞서 개발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어 있다.
선진국을 상대로 하는 경쟁력은 기술 수준과 정보 역량에 달린 것이므로 문제 해결력, 창의력, 자율적 사고력 등을 포함하는 이른바 ‘고등정신 기능’의 경쟁력을 뜻한다. 그러나 우리교육은 이 부분에 있어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극도의 낙후성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2주전에 경제협력개발 기구(OECD)는 30개 회원국의 교육현황에서, 한국은 GDP 대비 공(公)교육비 비율이 7%로 OECD 국가중 3위(아이슬란드 8.0%, 덴마크 7.4%)라고 집계하여 발표한 바 있다. OECD 회원국들의 GDP대비 공교육비 비율은 평균 5.8%였다. 핀란드는 GDP의 6%를 교육에 사용하고도 국제학력평가(OECD, PISA)에서 과학 1위, 수학 2위, 읽기 2위를 했을 뿐만 아니라 세계경제포럼(WEP)의 국가 경쟁력 평가에서도 3년간 (2003~2005년) 내리 1등을 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평가에서 교육부문 경쟁력이 55개국중 35위를 했다고 하여, 우리 언론에서는 ‘세계최악의 공교육 효율’을 나타내고 있다고 비판을 하고 있다. 우리교육은 세계의 교육을 따라 잡지 못하고 있으며, 빈부 격차가 교육을 통해 다음 세대의 신분격차로 이전되는 부작용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는 공교육 효율을 높이는 것이 최우선적 해법이 되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예컨대 우리 교육은 전통적 체질을 상당한 정도로 탈피해야 한다. 경쟁력의 신장을 의식하는 교육개혁은 우리의 교육관을 새롭게 정립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교육을 포함하여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위기의 문제상황은 국가를 경영하는 지도층이 받은 암기식 교육의 한계가 노출된 것” 이라는 지적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안이하고 단순한 진단에 의한 시행착오적 처방의 교육정책, 실패 연속의 전시효과적 시책으로부터 탈피한 심층적이고 폭 넓은 진단에 의한 널리 공감되는 교육정책만이 성공을 보장할 수 있다는 점을 재인식해야 한다. 엄청난 사교육비가 학교의 교육력이 미치지 못하는 특별한 능력을 계발하거나 보충하는데 쓰이고 있다면 그것이 교육적으로 문제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근시안적 이기심에 매여 단순히 진학 경쟁을 위한 점수 따기 식의 학습에 그 비용이 쓰이고 있다면 그런 사교육은 우려되는 사실로서 결코 정당화 될수 없을 것이다.
평준화 시책도 선택제냐 배정제냐, 또는 폐지냐 존속이냐의 이분법적 논쟁으로 세월만 허비하고 있다면 과연 무슨 실익이 있을 것인가? 정부가 수일 전에 발표한 대학 자율화 추진 과제만 보더라도 그것이 과연 우리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타당하고 절실한 과제들인지 의문을 갖게 한다. 우리의 인재양성노력은 교육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과 해법부터 새로운 인식과 발상이 필요한 때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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