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찬우 대전광역시행정부시장 |
환경의 중요성을 망각해가는 이 시대에 나무심기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작품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이 작품은 애니메이션의 최고 걸작으로 꼽힌다. 프레데릭은 5년 6개월에 걸쳐 약 2만장의 그림을 광택을 없앤 아세테이트 위에 색연필로 작업하였으며, 작위적인 느낌이 거의 없는 인상파적인 기법으로 작품을 완성했다. 이 작품을 완성한 후 프레데릭은 한쪽 눈을 실명했다고 전해진다.
1987년 아카데미상을 비롯해 앙시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 대상, 히로시마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 대상을 수상한 ‘나무를 심는 사람`은 오늘날까지도 애니메이션 영화의 고전으로, 가장 뛰어난 환경 영화라는 영예를 이어가고 있다.
길지 않은 단편영화인 만큼 줄거리도 간결하다. 프로방스 지방의 고원지대를 여행하던 주인공은 폐허가 된 마을에서 55세의 엘지아 부피에라는 양치기 노인을 만나 음식과 잠자리를 제공받는다. 그날 밤 주인공은 엘지아가 도토리를 세는 모습을 보게 된다. 나무가 부족하여 땅이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엘지아는 도토리들을 골라내 황폐한 고원에 나무를 심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 뒤 10여년의 세월이 흘러 다시 그 마을을 찾은 주인공은 물 한 방울 없던 황무지에 물이 흐르고 풍요로운 숲으로 이루어진 평화로운 마을의 정경을 접한다. 인간의 노력으로 회복된 자연의 경이로움 앞에서 주인공은 ‘헌신과 끈기`라는 찬사를 던지게 된다.
‘나무를 심는 사람`이 던지는 메시지는 나무심기를 통한 자연의 회복이나 환경의 중요성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 영화는 나무와 사람, 자연과 삶이 어우러져 이루어가는 행복의 근원적 가치를 깨우쳐 주고 있다.
나무가 인간에게 베푸는 유용성은 헤아릴 수조차 없다. 의식주 전반에 걸쳐 경제적으로 계량할 수 있는 가치를 따진다는 것이 무색할 만큼 인간은 나무에 기대어 산다.
‘쉼`을 뜻하는 한자 ‘휴(休)`는 나무와 사람의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불교용어로 나무(Namas)는 ‘돌아가 의지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쉼을 뜻하는 한자 휴(休)도 사람(人)이 나무(木)에 기대 쉰다는 데서 만들어졌다.
우리의 전통 마을 입구엔 으레 ‘동구(洞口)나무`로 불리는 큰 나무가 있다. 생활의 유형이 다각적으로 변화하면서 여가를 즐기는 방식 또한 다양해졌지만 넉넉한 나무 그늘 아래 유유자적 소일하는 모습은 우리의 정서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최상의 휴식이자, 자연과 어우러진 여유의 절정이다.
대전시는 삶의 질이 높은 쾌적한 도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그린 시티(Green City)`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30여년 넘게 콘크리트 건물로 덮여 있던 대전천의 본래 보습을 되찾아 중앙로의 르네상스를 열어가려는 목척교 복원 사업을 비롯해 3대 하천 생태복원, 3천만그루 나무심기, 한밭수목원과 시민의 숲 조성 등은 도시 생활과 자연이 서로 조화되는 건강하고 풍요로운 행복 대전을 건설하기 위한 대장정이다.
나무심기나 생태하천 복원은 단기간에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이벤트가 아니다. 그것은 몇 십 년, 몇 백 년을 내다보는 미래 대전에 대한 투자이자 고귀한 헌신이다. 그러한 헌신은 반드시 현재의 끈기를 바탕으로 완성된다. 동구를 지키는 노거수가 수 백 개의 나이테를 묵묵히 몸속에 새기면서 넉넉한 그늘과 푸르름의 기쁨을 선사하듯 녹색도시 대전의 건설은 백년 혹은 천년의 행복을 약속하는 헌신과 끈기의 역사를 열어가는 것이다. 이 역사적인 대장정에 시민 모두의 관심과 참여가 넘쳐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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