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없는 ‘눈치보기’ 탈피한 올바른 행정구축 시급
지난해 대전 시립예술단 4개 단체(교향악, 합창, 무용, 청소년합창단) 예술 감독 또는 상임 지휘자과 대전문화예술의전당 관장 등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제기됐던 행정누수가 이응노 미술관 관장교체에도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개 예술단체 수장이 교체되면서 최소한 3개월에서 1년 가량 공백을 가졌다. 합창단은 1년여간, 교향악단과 무용단은 각각 6개월 공백 기간을 보냈다.
청소년합창단은 조직개편이라는 명목아래 전 예술 감독직을 없애고 성인합창단 부지휘자 겸 청소년합창단 상임 지휘자로 하위조정한 후 3개월간의 공백을 가졌다.
대전문화예술의전당 관장의 경우, 지난해 전 관장 자진사퇴(8월 30일)이후 3달간의 공백 기간을 갖고도 연봉협상조차 하지 못한 채 11월 1일자로 취임하는 웃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일 당일 통보나 다름없이 계약만료를 공지한 이응노 미술관장직에도 차기 관장이 공모절차를 밟고 정식 출근까지 최소한 몇 개월이 소요될 전망이기 때문에 올해 안으로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소신없는 인사가 문제=지역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이런 인사의 허점은 소신없이 주변 눈치만 보는 인사행정을 보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분야의 특성상 객관적 기준이 없다보니 외부 인사들의 입김이 작용하거나 조직내 구성원들간의 감정적인 부분이 인사에 개입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시 담당부서에서도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시립미술관은 이지호 관장 취임 이후 5여년 동안 전임 계약직 4명이 최대 계약기간 5년을 채우지 못했으며 정규직(학예사) 4명도 사표를 내 모두 8명이 짐을 쌌지만 시 담당부서는 사업소내의 인사이기때문에 관장의 권한이라고 책임을 회피했다.
문화예술관련 전임 계약직의 경우 시 문화체육관광국에 속한 계약직이지만 시 자치행정국 인사계에서 공모절차를 밟고 인사를 총괄하기 때문에 서로간의 업무 협의가 되지 않으면 행정적인 공백이 가져올 수밖에 없는 인사시스템이다.
▲객관적인 인사시스템 필요=계약직 또는 위촉직인 대부분인 시 문화예술관련 각 기관장 및 지휘자 등의 근무평정에 대한 객관적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 지역 예술계의 지적이다.
지방선거 도입 이후 민선 단체장이 바뀌면서 바람을 타고 문화예술 단체장이나 급수 높은 계약직으로 진출하려는 일부 지역 문화예술계 인사들에게도 문제는 있다. 이런 과정에서 내부와 외부 반발에 상당한 갈등을 빚고 있기도 하다.
문화계 인사들은 객관적이고 다각적인 근무평가 원칙에 의해 전문계약직을 임용하거나 재계약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또 계약직 교체 방침이 세워지면 바로 공모 절차에 돌입해 올바른 인수인계 후, 차기 계약직이 바로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의 전례를 세워야 한다는 여론이다.
김선미 대전문화연대 공동대표는 “이응노 미술관 관장 계약만료 임박 통보는 재계약여부를 떠나 당사자에게 짐을 쌀 시간도 주지 않는 것”라며 “한 달 전에 통보해도 후임자 선정까지 몇 개월을 소요하면서 이런 원칙 없는 인사를 시가 왜 반복하는지 모르겠다”고 대전시 문화인사 행정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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