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호]옳음을 행함이 마땅하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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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호]옳음을 행함이 마땅하거늘!

[시사에세이]김선호 한밭대학교 인문과학대학장

  • 승인 2008-10-06 00:00
  • 신문게재 2008-10-07 20면
  • 김선호 한밭대학교 인문과학대학장김선호 한밭대학교 인문과학대학장
▲ 김선호 한밭대학교 인문과학대학장
▲ 김선호 한밭대학교 인문과학대학장
<예기(禮記)>에 이르기를 “구슬이 다듬어지지 아니하면 그릇을 이루지 못하고, 사람이 배우지 아니하면 옳음을 알지 못한다.”(玉不琢이면 不成器하고 人不學이면 不知義이니라.) 하여 배움의 중요함을 깨우치게 하는 가르침의 말씀이 있다. 오늘날에도 이 말씀이 여전히 심금에 와 닿는 걸 보면 분명 진리의 말씀이 아니겠는가 싶다.

그런데 오늘의 사회 모습은 어떠한가? 민주화의 설익음 때문일까, 방임 방종에 이를 정도의 자유의 넘침 때문일까. 세계에서 고등교육의 수혜자가 제일 높다는 대한민국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게 무법, 탈법 등이 대세를 이루는 게 일상의 형상이다. 이는 교육의 현장이라고 해서 별반 다르지 않다. 실로 불문가지不問可知, 한마디로 황당하기 이를 데 없다. 겨우 열살 안팎의 초등학교 학생들의 말글에서 대통령 할아버지한테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막말들을 쏟아놓는 기막힌 세태가 작금의 비교육적 현실의 나상裸像인 것이다. 지나친 표현일지나 실로 교육의 부재, 도덕`윤리의 실종이라 할 수밖에 없다.

가르치고 배운다는 것이 무엇인가! 스승은 쓸모 있는 참 사람을 길러내야 하고, 제자는 훌륭한 스승이 소망하는 참 인물이 되기 위하여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함이 마땅하다. 이러해야 함이 마땅함에도 이 땅의 교육 현장은 정반대의 모습을 연출하고 있는 착시를 느끼게 한다. 선생은 되지 않는 짓거리 따위를 일삼는 아이들의 행태를 바로 잡기는 아예 포기, 아랑곳 않거나 애써 못 본 체 글만 가르치는 게 일상화 된 실정이다. 학생은 학생대로 도무지 학생답지 않은 행태를 거리낌 없이 행하는, 그리하여 바른 교육이 설 땅을 잃을 정도의 교육의 장이 되고 있는 게 현실 아닌가 한다.

이른바 공납금을 매개로 한 지식을 사고 파는 것 그 이상 이하도 아닌 마치 상거래의 장과 같은 교육의 장이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무미건조한 교육의 장에서 진정한 사제師弟의 관계가 이루어진다는 게 가능하겠는가! 오히려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는 편이 나을 것이다. 이른바 사제지간의 돈독한 외경심畏敬心이라던가 내리 사랑 같은 아름답고 멋스러움의 정은 각박한 현실에 쫓기듯 종적을 감춘 지 오래된 게 사실이다. 정녕 슬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이 같은 교육 현실의 세태 원인은 예의나 윤리의식이 고양되어 향기 어리어 있는 제대로 된 교육, 올바른 교육의 실종과 부재에 있다고 본다. 우선 산업화 시대가 시작되면서 비롯된 빠른 속도의 핵가족화와 맞벌이 부부 가정의 일반화에서 오는 대화의 부족과 가정교육의 미흡함 등이 무시할 수 없는 원인이 될 것이다. 사실 이러한 가정교육의 미흡함을 학교교육이 제대로 해결해야 함이 마땅함에도 오늘의 학교교육은 직무 유기에 가까울 정도로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참으로 한심하고 창피한 노릇 아닌가! 무론 학교도 얼마든지 이유 있는 변명은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떠한 형태의 변명도 결국은 떳떳하지 못한 변명일 뿐이라는 사실이다. 왜냐하면 학교는 교육을 제대로 해야 할 사명을 태생적으로 지니고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사실이 이러하다면 문제는 학교와 교육이 변해야만 하는 당위성을 스스로 해결해 나가야 하는 의무가 있다 하겠다. 우선 인본 중심의 인성 교육을 철저하게 시행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인간교육을 우선시하는 교육정책을 강력하게 펼쳐나가야 한다. 필요하다면 도덕`윤리 교육 인증제를 적극 도입, 적정 수준에 오른 피교육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 실시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인간 중심, 인성 교육, 도덕 교육을 제대로 시행해 나갈 때 비로소 이 나라의 교육이 바로 설 것이다. 또한 이것이 가능할 때 교육의 장場은 희망절벽의 장이 아닌, 명실상부 사제지정이 살아 숨쉬는 참된 교육의 장이 늘 펼쳐질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평소 생각이고 교육 철학이라면 철학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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