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철모 충남도 부이사관 |
남북관계가 발전되어 서울에서 평양 순안공항을 거쳐 백두산 삼지연 비행장으로 오게 되면 넉넉잡아 3~4시간이면 백두산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백두산을 오르내리는 관광객들의 대부분이 한국 사람들이었다. 중국이 백두산으로 가는 길을 확`포장하고, 비행장을 건설하고 휴게소와 같은 편의시설을 만드는 것이 다 우리 한국 관광객들이 뿌리는 돈 덕분에 가능한 것이다. 이 돈을 북한 지역에 투입하면 북한의 인프라 건설에도 도움이 되어 장차 통일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북한 당국이 정치논리를 내세우지 않고 백두산 관광사업을 적극적으로 벌이게 되면 그들이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남한 관광객들이 평양과 백두산을 방문하게 되어 남북간의 접촉과 소통도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참 답답한 심정을 금할 수 가 없었다.
우리의 두 번째 여정은 고구려 두 번째 수도인 국내성이 있었던 집안시이다. 주몽(동명성왕)이 기원전 38년 졸본에서 고구려를 창립한 후 그의 아들 유리왕이 기원후 3년(유리왕 22년)에 도읍지를 이곳으로 옮겼다. 그후 장수왕이 427년 평양으로 천도하기 까지 424년간 고구려의 수도였다. 당시 집안의 평지에는 국내성이 있어서 평소에는 이곳에서 생활하였으며 성안에는 왕과 귀족, 신하들이 거주하였으며, 백성들은 성밖에서 농사를 짓고 살았다고 한다. 이곳 환도산성과 국내성에는 1500년을 견뎌낸 수많은 고분들이 들어차 있다고 한다.
집안의 압록강 건너편에는 북한의 만포시가 자리잡고 있었다. 이곳 압록강은 폭이 넓은 곳은 500여미터 좁은 곳은 불과 150미터 정도로 겨울에 강이 얼면 북한 주민이 쉽게 중국으로 넘어올 수 있는 환경이었다. 여름에도 수영을 잘하면 쉽게 넘어 올 듯 보였다. 올해 개봉된 영화 '크로싱'에서 탈북자들의 처절한 탈출 행로와 중국 공안당국에 의해 체포될 경우에 북한으로 송환되어 수용소에서 겪게 되는 고통들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북한과 중국간에 체결된 협정에 의해서 중국은 탈북자들을 ‘비법월경자’로 취급하여 북한으로 돌려보내고 있다. 유엔과 우리정부 등 국제사회가 중국 당국에게 탈북자를 국제난민으로 인정하고, 강제송환을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지만 중국은 아직까지 그들의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이곳 만포시는 한국전쟁 당시 국군과 유엔군이 북진을 하여 압록강까지 밀고 올라갔을 때 북한이 마지막으로 고수하고 있었던 지역이라고 한다. 현지에서 보니 중국으로서는 바로 코앞까지 미군이 주축이 된 유엔군이 밀고 올라왔기 때문에 큰 위협을 느꼈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앞으로 북한 정권이 붕괴하여 한반도 통일이 가시화 될 경우에 과연 중국은 미국의 영향권이 압록강까지 미치게 되는 것을 허용하게 될지 의문시되었다. 한반도 통일을 위해서 미국, 중국과 외교적으로 지혜롭게 협상을 할 전략을 마련해야 하고 남북한간의 직접대화가 될수 있도록 인내력을 가지고 북한과의 교류협력을 해야 할 것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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