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수]한글문자의 세계화를 통한 문화대국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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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수]한글문자의 세계화를 통한 문화대국 건설

[월요아침]정원수 충남대 국문과 교수

  • 승인 2008-10-05 00:00
  • 신문게재 2008-10-06 20면
  • 정원수 충남대 국문과 교수정원수 충남대 국문과 교수
▲ 정원수 충남대 국문과 교수
▲ 정원수 충남대 국문과 교수
“너희들이 운서를 아느냐? 사성과 칠음은 무엇인지, 자모는 몇이나 되는지 알기나 하느냐? … 설총이 이두를 만든 것도 곧 백성을 편안케 하고자 함에 있는 것이 아니냐? 만일 백성을 편안케 하는 일이라고 한다면 지금의 언문도 역시 백성을 편안케 함이 아니냐? 너희들이 설총이 한 일은 옳다고 하고 너희 임금이 한 일은 옳지 않다고 하는 것은 무슨 까닭이냐?”

1444년 2월 20일(음력), 세종대왕은 최만리 ` 신석조 ` 정창손 등이 연대 서명하여 올린 ‘훈민정음 창제 비판 상소문’을 보고 이들을 불러다가 친히 나무란 것이다. 즉, 훈민정음 28자를 창제한 왕의 깊은 뜻과 사상을 이해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낮잡아 보며 대드는 신하들의 어리석음을 꾸짖은 것이다.

훈민정음이 반포 된 지 562돌을 맞이하게 되었다. 우리는 세종대왕의 위대한 애민사상을 인류애 정신으로 승화시켜 전 세계로 한글이 퍼져나가게 해야 한다. 1443년 12월(음력)에 창제되고 1446년 10월 9일에 반포된 사랑의 문자 ‘훈민정음’은, 이제 온누리를 품에 안는 세계문자가 될 때가 되었다.

다시 말해, 새 천년의 디지털 문명시대에, 우리 모두 한글 위주의 새 인터넷, 컴퓨터, 휴대폰 세상을 개척할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비로소 한글이 제 구실을 할 때가 온 것이다. 풀어쓰기를 하는 로마자와는 달리 낱글자들을 합쳐서 음절 형태로 모아쓰는 방식이 한글의 큰 장점이기 때문에 한글이 진정 세계문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문명의 횃불 한글은 인류의 문맹, 컴맹, 넷맹, 폰맹 퇴치의 도구요, 수단이다. 한글은 21세기의 새로운 문화 블루칩이다. 또한 한글은 무한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자원이다. 한글이 IT(정보기술) ` CT(문화기술)와 결합될 때, 비로소 문자로서의 한글의 세계화가 적극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

한글은 새로운 개념의 문화 콘텐츠 창조의 산실이 되기에, 신성장 동력산업을 일구어 내면서 수십만 개의 일자리까지 만들어 낼 수 있다. 우리는 한글을 중심축으로 한 첨단 연구와 기술을 개발하여 고부가가치의 지적재산권을 지속적으로 확보함으로써, GDP 10조 달러 규모의 1등 부강국을 지향하는 국가경제의 성장과 발전에 공헌해야 한다. 나아가 베풂·나눔·섬김의 홍익인간 정신으로 새 인류문명의 개척과 문화발전에 기여함은 물론, 자유와 평화를 바탕으로 한 인류복지 향상에도 크게 이바지할 때가 왔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 하에, 로스쿨(법학전문 대학원) 유형의 ‘한글문화사관 대학원’을 전국의 각 대학에 만드는 문제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대학원 과정의 연수를 통해, 글로벌 청년리더들로서의 한글문화봉사단과 같은 고급 인력들을 연차적으로 대량 양성하고 이들을 해외로 내보내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강하게 주장하는 바이다.

또한 우리는 한글을 외국어 교육의 발음 표기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 방법론도 적극 강구해야 한다. 한글은 중국어나 일본어는 말할 것도 없고, 힌디어나 아랍어, 태국어, 캄보디아어 등 난문자 사용 언어들도 완벽하게 적을 수 있다. 특히 한글이 제2의 한어병음자모의 위상을 정립하면 한국은 물론 중국에서도 한글을 기반으로 한 중국어 교육의 혁신을 기할 수 있다.

한글은 이제 모든 인류가 염원하는 ‘꿈의 알파벳’이다. 한글날을 맞이하면서 우리 모두 ‘한글문화대국’의 기치를 높이 내걸고, 특히 문자가 없는 전 세계 6500여 종의 언어들을 다 한글로 적는 대장정에 들어서야 한다는 사실을 크게 강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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