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간 대전 도심 상징… 2010년 복원예정
▲ 1971년 목척교 일대 모습.<사진-사진으로 보는 대전시사> |
1960년대 인기 가수인 안다성의 노래 ‘못 잊을 대전의 밤`에 등장하는 ‘목척교`. 그곳은 한때 대전의 상징이자 대전의 동·서부를 연결하며 시민들의 애환을 싫어 나르던 가교였다.
목척교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은 1974년 완공된 대전천 복개 공사와 함께였다. 대전천 복개 공사는 1967년 6월 건설부 도시계획결정고시에 의해 처음 그 윤곽을 드러낸 데 이어 1972년 5월 건설부 지적고시와 1973년 5월 2일 충남도의 실시계획인가를 거쳐 착공돼 이듬해인 1974년 완공된다.
이 공사로 다리 아래서 빨래하던 아낙과 멱을 감던 아이들의 풍경도 시민들의 추억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당시 이 공사는 복개면적 17547㎡에 상가용지 6980㎡를 조성하는 것으로 1.2공구로 구분돼 진행됐다. 1974년 복개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9월 12일 2공구에 지상 8층, 연면적 8351㎡ 규모의 중앙데파트가 세워 졌고, 12월 28일에는 지상 5층, 연면적 17810㎡ 규모의 홍명상가가 설립된다.
하천을 콘크리트로 뒤덮고, 그 위에 상업시설을 세운 이 복개 공사는 당시 도시화의 상징과도 같은 것이었다. 1912년 일본인에 의해 4600원의 공사비가 들어가 만들어진 목조다리였던 목척교는 해방 이후 철근 콘크리트로 개조, 도심에서 대전의 역사를 함께 해오다 역사에 묻혔으며, 그 위에 들어 선 중앙데파트와 홍명상가는 이후 대전의 또 다른 상징물이자 명물로 자리 잡았다.
당시 대전 최초의 주상복합 형태로 지어진 중앙데파트는 내부에 호텔까지 겸비한 백화점 형태의 쇼핑시설로 오랜 기간 홍명상가와 함께 대전 도심을 상징하는 건물로 인식돼 온다. 또 이곳에는 1991년 목척공원이 조성되면서 젊은이들의 만남의 장소이자 시민들의 휴식처로 활용돼 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 복개공사는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이 낮았던 시절 개발의 논리만을 앞세워 하천을 콘크리트로 뒤덮어 버림으로써 개발시대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다.
그로부터 30여 년, 목척교가 복원을 앞두고 있다. 대전시가 추진 중인 대전천 생태하천 복원 및 목척교 주변 복원사업에 따라 이번에는 중앙데파트와 홍명상가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는 것. 중앙데파트 철거는 이미 초읽기에 들어가 오는 8일 오후 4시 카운트다운과 함께 폭파돼 영영 자취를 감추게 된다. 보상 문제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홍명상가도 내년에 철거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전시는 현재 목척교 일대를 환경친화적 친수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중앙데파트와 홍명상가 철거 및 목척교 리모델링 등 2010년 3월까지 복원 사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이 마무리되면 목척교 일대는 30여년 세월의 다리를 건너 다시 한번 탈바꿈, 또 다른 대전의 명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회색 콘크리트 덩어리를 걷어내고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될 목척교는 중앙데파트·홍명상가와 함께 철거와 복원을 반복하며 대전 도심의 30여 년사를 상징하며, 지난 세월 달라진 환경 보존과 도시 개발에 대한 인식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 /이종섭 기자 nomad@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