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게 판다”인터넷 사기피해 잇따라
금붙이를 녹여서 결혼예물로 사용하거나, 받았던 돌반지를 돌잔치 때 다시 되돌려주는 등 금값이 급등락 하면서 신풍속도가 생겨나고 있다.
금값이 다시 요동치면서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 등의 걱정이 커지는가 하면 돌 잔치 때 반 돈짜리나 도금 반지를 선물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사회현상을 이용하는 인터넷 사기 판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귀금속 업계에 따르면 4일 오전 기준 금 소매값(1돈쭝·3.75g 기준)은 14만9400원으로 15만원대에 육박했다. 전날 15만1900원과 비교 할 때 소폭 하락한 수준이지만 변동폭은 점차 커지는 추세다. 금 값은 한 때 국제 금시세 하락 영향으로 판매가격도 하락세를 탔지만 지난달 17일에는 전날보다 온스당 무려 70달러(9%)나 급등한 850.50달러로 마감되면서 금값의 달러화 표시 상승폭이 1980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붙이 녹여 예물로= 금값 요동에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 등의 걱정이 늘어만 가고 있다. 결혼예물로 금붙이를 녹여 선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전 동구의 한 금은방 대표는 "최근에는 결혼예물로 금을 선택하는 손님들이 극히 드문 대신에 그동안 모아둔 금붙이를 녹여서 예물로 만들어 달라는 요청은 갈수록 늘고 있다"고 전했다.
11월 결혼을 앞둔 양현호(32)씨는 "금값이 부담돼 양가 부모님 고민 끝에 금 대신 현금통장과 함께 부모님이 갖고 계셨던 금을 녹여 예물로 사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돌 반지 곧바로 되팔아= 금값이 급등락 하면서 돌 반지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돌잔치 선물로 사용되던 행운의 열쇠나 황금 돼지의 경우 금은방에서 조차 찾아보기 힘들 정도. 선물로 받은 돌반지는 이내 현금화되거나 갖고 있다가 돌잔치 때 다시 되돌려주기도 한다고.
금은방 한 관계자는 "팔린 반 돈의 경우에도 대부분 나간 뒤 2주일 안에 되돌아오거나 현금화된다"며 "최근들어 팔았던 금을 다시 매입하는 경우가 부쩍 늘고 있다"고 말했다.
◇금 판매 사기 기승=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인터넷 판매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 결혼 시즌을 앞두고 일부 대형 포털 사이트나 쇼핑몰 게시판에는 `급전이 필요해 금을 현 시세 보다 싸게 판다`며 네티즌을 현혹하는 가짜 광고가 크게 늘고 있다. 피해자들 가운데는 `금 1돈에 7만5000원에 판다`는 문구에 솔깃해 현금을 송금했지만 물건은 끝내 도착하지 않았다고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대전에 사는 유모(31)씨는 "최근 인터넷 쇼핑몰 중고장터에서 금을 구입했다가 낭패를 봤다"며 "금 4돈을 샀는데, 종이박스에 구겨진 신문종이만 받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고 말했다.
중앙시장내 귀금속 전문 매장 관계자는 "최근 온라인 사이트에서 금을 싸게 팔겠다는 글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이중 상당수가 사기 판매다"며 "손님들 중에는 금을 사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하거나 다리품을 팔면서 비교 분석을 하다 결국 매장을 찾는 손님들이 많다"고 말했다./조양수기자 cooljys@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