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희]10·4 선언과 MB정부의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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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희]10·4 선언과 MB정부의 리더십

[기고]이병희 공주대 교수

  • 승인 2008-10-02 00:00
  • 신문게재 2008-10-03 20면
  • 이병희 공주대 교수이병희 공주대 교수
▲ 이병희 공주대 교수
▲ 이병희 공주대 교수
지난 10년 동안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이 있었다. 2000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과 2007년 제2차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물이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이다. 10·4 선언은 6·15 공동선언보다 더 구체적으로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의 번영을 위한 정책협력과 사업을 열거하였다. 문제가 되는 것은 10·4 선언이 노무현 정부 임기 초가 아니라 임기 말에 이루어졌고 이 선언의 실행 여부가 노무현 정부와는 관련이 없게 되었다는 데 있다.

과거 정부의 대북지원이 남북한 사이에 커뮤니케이션을 유지하고 갈등을 조정하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었으나, 6·15공동 선언과 10·4선언의 목표인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의 번영을 이루는 데 도움을 주었다고 볼 수는 없다. 북한의 경제상황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예컨대 세계 식량 프로그램(WFP)은 올해 북한의 식량난을 심각한 비극으로 칭하면서 국제사회의 더 많은 식량 원조가 없다면 북한의 식량 위기는 극복될 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오는 4일 10·4선언 1주년을 맞아 10·4선언의 이행을 둘러싸고 대립적 관점이 정치권뿐만 아니라 사회단체 사이에서도 노출되고 있다. 10·4 선언의 조건 없는 이행만이 남북한관계를 개선하는 지름길이라고 보고, 남북한관계 경색 원인을 10·4선언의 이행의지 부족으로 돌리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는 10·4 선언을 실행하는 데 14조여 원의 비용이 들 것이라는 경제적 타당성과 효율성에 대해 우려를 표시함에 동시에 10·4선언 이행자체가 북한의 대남전술, 통일정책과 그 맥락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고 한국의 대북지원 비용이 북한의 경제난 해소가 아니라 북한의 군비증강 특히 핵무기개발에 전용될 수밖에 없다고 추측하기도 한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 정부에서처럼 선언이 아니라 실천을 강조하면서, ‘남과 북은 남북기본합의서, 한반도비핵화선언,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등 그간의 모든 남북간 합의의 정신을 존중하면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할 것을 확약하고 있다. 그 전제로 이명박 정부는 상생과 공영의 대북정책과 비핵개방 3000에 바탕을 두어 10·4 선언에 담긴 경제협력 역시 남북이 함께 이익을 내고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실행하기 위한 대화와 협상을 북한에 제안하고 있다. 10·4선언의 실행은 남북한사이의 세세한 합의뿐만 아니라 국제적 지지와 동의도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국제사회에서 선언은 단지 비구속적인 문서상의 양해로 간주하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10·4 선언을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않겠다는 남북한 당사자 사이의 의무를 규정한 것으로 볼 필요는 없고 이를 무조건적인 한국정부의 북한에 대한 지원 의무로 돌리는 것은 적확하지 않다. 최선의 10·4 선언이행 방법은 남북한이 대화와 타협을 통하여 남북한관계가 발전하는 속도에 맞추어 남북한이 함께 10·4 선언의 실행 프로그램을 완전하게 세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뿐이다. 10·4 선언의 조건 없는 이행이 아니라 한국과 북한이 서로 얼굴을 맞대고 상호 신뢰와 호혜성을 회복하면서 그 실행 조건과 절차 및 방향에 대한 합의를 점진적으로 이끌어 내도록 해야 한다. 북한의 개혁과 상호주의 원칙 없는 10·4선언의 이행은 효과가 나지 않을 수도 있다.

10·4 선언이 남북한관계 개선과 통일의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10·4 선언의 이행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내어 비용 대비 성과를 낼 수 있는 이명박 정부의 통합적이고 강력한 리더십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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