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 중 TV를 보거나 휴대전화를 쓰는 것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그저 막연하게 생각할 뿐 그 위험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휴대전화를 쓰거나 TV를 보며 앞 차를 따라 갈 경우 음주 운전을 하는 것보다 치명적 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 교통연구소(TRL)가 17-24세에 해당하는 운전자 17명을 상대로 실험을 한 결과 운전 중 휴대전화를 쓸 경우 반응 시간을 35%나 둔화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음주운전 시 12%로 반응시간이 느려지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전국 16개 광역시도 운전자 100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DMB 단말기나 네비게이션을 장착한 285명 가운데 운전중 TV를 시청한다는 운전자가 37.5%에 달했다.
특히 운전 중 DMB 단말기를 시청하는 경우 전방 주시율이 50.3%로, 정상 주행(76.5%)은 물론 혈중알코올농도 0.10% 상태(72.0%)에도 못 미쳤다.
즉 운전 중 TV를 보는 것은 사고 가능성을 알려주는 몸의 신호를 그대로 지나칠 수가 있고, 핸들 조정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 앞서가는 자동차를 그대로 들이받을 개연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처럼 운전 중 휴대폰을 쓰거나 TV를 보는 것은 운전자 자신의 생명은 물론 아무런 잘못이 없는 타인의 생명까지도 앗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살인 미수 행위와 같다. 운전자 스스로 안전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운전 중에는 절대 TV나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는 성숙된 모습을 보여 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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