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배기 아들을 둔 맞벌이 공무원 정모(34)씨는 최근 요리책을 구입했다. 간식 요리법이다. 가을에도 땀이 날만큼, 분주한 아들 때문이다. 아들의 활동량이 많아 항상 과자 등 간식을 마련해 뒀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자신이 직접 만들어 먹인다. 맞벌이라 바쁘지만, 퇴근 후 틈틈이 만들다 보니 아들 건강은 물론 요리실력까지 늘고 있다.
멜라민 파동이 식·생활 습관을 바꾸고 있다. 이른바 DIY(Du It Yourself) 열풍이다.
▲홈쿠킹 인기=둔산동에 있는 모 전자제품 대리점에 따르면, 최근 1주일 사이 제빵기 판매율이 두 자릿수나 뛰었다. 본사에다 제품 물량을 대폭 주문한 건 몇 년 만에 처음이라는 것이다. 인터넷쇼핑몰에서도 마찬가지다. G마켓이 지난 2주간 홈베이킹 관련 제품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한 달 전과 비교해 30% 정도 증가했다. 멜라민 파동으로 직접 만들어 먹겠다는 고객들이 많아졌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대리점 관계자는 “사서 먹는 음식에 대한 걱정 때문인 것 같다”며 “일부 업계의 불운이 우리에게는 행운”이라고 말했다.
▲도시락 특수=도시락 판매도 급증하는 추세다.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해결하는 붐이 일 면서다. 유성구 대형 마트 내 제품 매장 관계자는 “정확한 판매량은 아직 알 수 없지만, 대폭 증가한 건 확실하다”고 했다. 단 한 번도 없었던 판매 코너에 판촉직원까지 둘 정도다. 도시락 구매는 곧바로 친환경 농산물 판매로 이어진다. 가격이 다소 비싼 친환경농산물 코너 역시 최근 멜라민 파동으로 판매율이 40% 가까이 신장했다. 도시락을 구매한 후 친환경 농산물 코너에 들러 3∼4일치 물량을 한꺼번에 사는 고객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주부교실 관계자는 “멜라민 파동으로 곳곳에서 문의가 잇따르면서 이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움직임이 많다”며 “주부들이 이제 모든 걸 직접 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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