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 난립 사고보상 무방비

영세업체 무보험에 피해 잇따라… 기사가 요금흥정도

최근 대리운전 업계가 우후죽순 늘면서 뜻 밖의 피해를 당하는 이용자들이 늘고 있다.
보험업계는 대리운전업체를 선택할 때 반드시 대리운전자의 신원과 보험 가입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말로만 보험가입= 최근 대전에서는 대리운전기사가 사고를 내는 바람에 차주가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숨진 A씨의 자동차가 전복된 것은 지난달 초. A씨는 술을 마신 뒤 대리운전을 불러 집으로 향하던 도중 대리운전기사의 실수로 자동차가 전복돼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다.

사고가 나자 A씨와 대리운전기사는 대전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으나 A씨는 곧바로 숨을 거뒀다.

A씨 유가족들은 대리운전업체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했지만 이 업체의 경우 대인이 아닌 대물 보상에만 보험에 가입, 편법을 동원한 끝에 간신히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

◇무보험 업체 난립= 무보험 대리운전업체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리운전업체의 경우 보험 가입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규모가 작은 영세업체의 경우에는 가입 자체가 어렵다.

한 대리운전기사는 "우리 회사의 경우 그나마 대물보상에 가입이 돼 있지만 안 그런 업체도 있다"며 "특히 길거리에서 만나는 대리운전 기사를 조심해야한다"고 말했다.

실제 길거리에서 만난 대리운전기사 임모(45)씨는 "업체 마다 콜 비가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일부러 규모가 작은 업체에 들어가는 대리운전기사도 있다"며 "심지어 업체에서 나와 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은 채 길거리 대리운전을 하는 경우도 많이 봤다"고 귀띔했다.

◇부르는게 값?= 대리운전기사 관리가 허술한 영세 대리운전업체가 난립하다보니 부당요금을 요구하는 대리운전기사도 있다.

목적지가 비슷하더라도 내리는 사람에 따라 대리운전비가 달라진다는 것. 목적지 이전이라도 차에서 내리는 사람 수에 따라 요금을 책정하는 식이다.

직장인 양모(32)씨는 "유성에서 삼천동으로 가는 도중에 친구를 월평동에서 내려줬다"며 "하지만 대리운전기사는 거리와 상관없이 정식 요금의 두 배를 줘야 한다고 요구해 어쩔 수 없이 1만8000원을 지불했다"고 말했다.

보험회사 한 관계자는 "대리운전을 부를 때는 반드시 대인, 대물 보상 가입여부를 물어봐야 한다"며 "싼 맛에 또는 편의상 영세 대리운전업체를 불렀다가 낭패를 보는 사람들이 많다"고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조양수기자 coolj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