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오후 3시 33분경께에는 천안시 서북구 쌍용동 모 식당 앞 승용차 안에서 B(35·여)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B씨의 승용차 안에는 수면제와 함께 다 타버린 연탄재가 발견됐다. 또 23일 오전 7시40분께 천안시 성정동 모 공사현장 주변 주차장에 세워진 승용차 안에서는 C씨(41)가 숨져 있는 것을 공사현장 관계자가 발견했다. C씨의 승용차 역시 뒷좌석 바닥에는 피우다 꺼진 연탄이 발견됐다. 경찰은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연탄 및 사채 유행어로 번져= 초.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는 `연탄`이나 `사채`가 유행어 처럼 번지고 있다. 30일 오전 중구 부사동의 한 초등학교 앞 문구점에는 혼자 과자를 먹는 친구를 빗대 `너 자리에 연탄가스 피운다`고 말하는 한 학생이 목격됐다. 그말을 들은 친구는 곧바로 `그렇게만 해봐. 사채업자 부른다`고 응수했다. 김모(10)군은 "친구들 사이에선 연탄가스가 놀림용 표현"이라며 "얼마전에는 용돈을 주지 않는 부모님에게 연탄자살을 한다고 했다가 된통 혼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고등학생들이 많이 모이는 서구 둔산동의 한 학원 앞 편의점에서는 강의가 끝나 집으로 향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사채`란 단어를 반복적으로 들을 수 있었다.
고등학생인 박모(17)군은 "학원결석이나 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 친구들에게 `사채업자에게 쫓기냐` 거나 `사채 그만 써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며 "처음엔 섬뜩 했는데 자주 사용하다 보니 아무렇지도 않다"고 말했다.
◇`자살위기` 및 `생명의 전화` 자살 상담 전화 잇따라= 자살위기 상담전화(1577-0199)나 생명의 전화(1588-9191)에도 자살 충동을 토로하는 상담자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심리를 일종의 동일시 현상으로 판단하고 있다. 베르테르 효과도 유명인이나 자신의 모델로 삼고 있던 사람이 자살을 할 경우 그 사람과 자신을 동일시해서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다. 자살 상담을 원하는 사람이 전화를 하면 해당 관할 건강센터로 연결되는 자살위기 상담전화의 경우 하루 평균 수십 건의 자살 상담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공주정신병원 관계자는 "최근 들어 자살위기 상담전화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며 "자살을 하겠다는 통보식 상담 보다는 신변을 비관해 자살을 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꽤 많다"고 말했다.
중앙병원 신경정신과 주성민 과장은 "자살의 대부분은 우울증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며 "우울증의 정신적 공허감을 극복하기 위해선 가족, 친구 등 주변인의 역할이 중요하며, 우울증이 심각할 경우 정신과를 찾아 전문의와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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