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 모봉구는 1962년 인천에서 태어나 20년 가까이 공직에 머물고 있으며 꿈과 설화, 동화에 감춰진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는데서 희열을 느낀다는 독특한 취향이시다.
수천 년의 세월동안 내려온 동화와 신화를 인류 마음에 깃든 병을 치유하는 마음의 약이라고 단정하고 이에 대한 책을 주로 출간했다. <설화의 재발견>, <그리스 로마신화보다 재미있는 우리나라 전설> 등이 있다.
작가는 전혀 색다른 방법으로 동화를 재해석하고 있다.
사람들은 수천 년을 살아오면서 매사에 부정적으로 살면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자기비관에 빠지거나 우울증에 걸려 인생을 망친다는 것을 거듭 경험해왔다. 그래서 세상을 탓하며 일이 안 풀린다고 불평불만을 늘어놓기 전에 부정적인 마음이라는 자기 자신의 최대의 적을 물리치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공안해 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백설공주 이야기>이다.
백설공주라는 캐릭터가 상징하는 3가지 의미를 보면 이렇다.
첫째, 긍정적인 마음을 지닌 사람들이 지녀야할 깨끗하고 순수한 자세는 백설공주의 눈처럼 흰 피부를 통해 표현되었고, 둘째, 긍정적인 마음을 지닌 사람들이 다른 사람에 대해 따스한 위로와 칭찬을 통해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모습은 백설공주의 피처럼 붉은 입술을 통해 표현되었다.
피는 따스하고 진실되고 인간적인 것을 상징한다.
셋째,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긍정적인 사고방식은 백설공주의 숯처럼 검은 머리로 표현되었다. 검은 색은 빛으로 상징되는 외부의 모든 자극이나 존재를 흡수하고 받아들이는 색이다. 그러므로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검은색처럼 모든 사물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소화해낸다.
이 책의 제목처럼 백설공주가 난쟁이한테 간 이유를 이런 방법으로도 풀이한다.
난쟁이를 의미하는 드워프는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인간보다 체구가 작은 상상의 종족이다. 인간보다 키가 작지만 힘이 세고 건장하며, 덥수룩한 수염을 길게 늘어뜨리는 모습으로 묘사하며, 그들은 어두운 곳을 좋아하여 땅굴이나 동굴에 모여 살며 신들과 대립하는 경우도 있지만, 뛰어난 기술자라서 대가를 주면 신들에게 무기나 보물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이야기 속에서는 주로 겉으로 드러난 열등함 속에 내재한 힘을 지닌 존재로 난쟁이가 표현되고 있다.
그러므로 백설공주가 난쟁이들과 오랜 세월 같이 지낸다는 의미는 긍정적인 의미의 백설공주가 열등한 상태에 놓인 난쟁이들처럼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이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은 백설공주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금도끼 은도끼, 신데렐라 등 총 10가지의 동화를 독특하게 풀어가고 있는 책이다.
작가는 나무신발을 신던 신데렐라가 왕자님을 만나기 위해 유리구두를 신었다는 부분을 이렇게 해석한다.
신데렐라가 왕자를 만나기 위해 신는 유리구두는 가끔은 황금구두로 표현되기도 한다. 유가급등, 물가 폭등, 불안한 경제 사정으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불안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라면 누구나 오매불망 꿈꾸는 소망이 바로 유리구두이다.
아무리 우리 사회구조가 부의 대물림, 교육적 환경의 뒷받침에 치우쳐 있다고 할지라도 뜻을 가지고 자기 삶을 성실하게 사는 사람들을 막지는 못한다. 나무신발을 기꺼이 신으려고 하는 젊은이들, 그리고 그 불편함을 참고 이겨내는 사람들에게 황금 신발은 돌아가게 되어있다.
어느 나라, 어느 사회를 가도 특정 분야에서 최상의 위치에 있는 실력가들을 보면 그들은 어렸을 적부터 신데렐라의 계모와 같은 혹독한 부모들이나 스승 아래서 교육받고 훈련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화 <말아톤>에서 자폐증 아들을 훈련시켜 정상인도 어려운 마라톤 풀코스를 3시간 안에 완주시킨 것도 어머니였고, 우리나라 여성골퍼나 김연아의 삶을 봐도 그렇다.
아이들이 안쓰럽다고 지나치게 너그러운 태도로 자꾸 안아주려는 태도보다는 냉정한 태도로 자식들을 교육하고 관리해 나가야 하는 것도 부모의 역할이다. 신데렐라의 계모도 사실은 어머니였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런 부분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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